[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서 3050억원 규모의 도심지하철 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26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Land Transport Authority)에서 발주한 도심지하철 TEL 308 공구를 2억5200만달러(한화 약 305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중순 두바이에서 3개 프로젝트를 총 16억달러에 동시 수주한 이후 약 1개월만의 성과다.
쌍용건설은 현대건설과 조인트벤쳐를 구성해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주간사인 쌍용건설의 지분은 75%, 현대건설은 25%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도심지하철 공사 역사 내부 이미지. 사진/쌍용건설
이번 프로젝트는 최저가로 입찰 방식이 아님에도 비가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경쟁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현존하는 최고 난이도 지하철 공사로 평가 받는 싱가포르 도심지하철(DTL) 921공구에서 세계 최초로 1600만 인시 무재해를 달성하는 등 2010년 이후 LTA에서만 24회의 수상실적을 보유할 만큼 월등한 기술력과 안전관리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수주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쌍용건설 조인트벤쳐는 가격만이 아니라 시공사의 시공 능력, 기술력, 안전관리 능력, 경영평가 등도 종합 평가하는 PQM(Price Quality Method) 방식 입찰에서 타사 대비 월등한 비가격 부문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초 자산 규모만 217조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두바이 투자청(ICD)을 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국내외 신인도가 대폭 상승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3월 싱가포르 정부발주공사 참여 신용등급 중 최고인 BCA A1 등급을 회복한 데 이어, 7월에는 싱가포르 최대 민간은행인 UOB(United Overseas Bank)와 최상위 신용등급의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보증한도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싱가포르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도심지하철 Thomson Line 남쪽의 동부해안 지역을 연결하는 TEL 308공구는 아파트 밀집지역을 통과하고 연약지반 위에 들어서는 고난도의 공사 구간이다. 공사기간은 85개월이다.
이건목 쌍용건설 해외영업 총괄 상무는 "ICD가 세계적인 건설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이후 두바이와 싱가포르, 한국을 연결하는 3개 허브(HUB)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번 수주는 출혈경쟁이 아닌 국내 업체간 협력한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