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제재 풀린 이란 공략 나선다

본점에 교역·투자지원센터' 개소…기업·KEB하나도 진출 추진

입력 : 2016-01-26 오후 3:53:01
서방의 이란 제재 해제에 따라 우리은행(000030)이 이란 금융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금까지  이란 중앙은행(CBI)과 맺어온 협력 경험과 해외진출 지점들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도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CBI와 원화계좌를 개설하는 시스템을 손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란 거래에서 달러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미국의 제재가 아직 유효한 만큼 해당 시스템에 엔화·유로화 결제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정부의 지시로 지난 2010년 이란 제재 결의 당시 이란 결제대금 애로를 없애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또한 지난 25일에는 우리은행 본점에 이란 교역·투자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이 센터는 수출입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역절차, 결제제도 등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에 따른 제도 변경사항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무역거래시 유의할 사항과 정책금융 지원, 수출대금 미결제 해소, 현지시장 최신정보, 현지당국과의 분쟁 상담 등도 담당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이슬람 금융기법을 활용해 국내 처음으로 이슬람은행과의 자금거래에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카타르이슬람은행(QIB)에 1000만달러를 빌려주고 한달 뒤에 원금에 더해 연 0.72%의 약정수익을 받기로 계약했다. 국내은행이 이슬람은행과의 금융거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을 비롯한 이슬람국가에서는 율법(샤리아)에 따라 금융거래 시 이자 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금융시장에 맞는 시스템 개발과 현지지점 활용 없이는 이슬람금융을 성사시킬 수 없다.
 
이란의 금융시장은 8000억달러 규모로 전세계 이슬람금융 자산의 40%를 차지하는 대형 시장이다. 특히 이란의 경우 모든 금융거래를 이슬람금융 기법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이슬람금융과의 거래를 성공한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중동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온 노력으로 국내은행 중 최초로 이슬람금융에 진출했다"며 "모든 금융거래를 이슬람금융 기법에 맞춰 적용해야 하는 이란시장의 경우 해당 자금거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CBI와 마련한 원화계좌 개설 시스템을 추가 보완해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자금지원부터 바레인과 두바이 등 현지지점을 활용한 금융거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들도 이란 시장 공략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같이 현지 원화결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행 전국 영업점에 이란 교역과 관련한 질의 응답 자료를 배포하고 본점에 마련한 이란 전용 상담창구를 각 지점에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이란 업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유로화와 엔화 등 결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도 이란과의 결제 시스템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란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견줄 수 있는 대형시장으로 이번 제재 해제와 해외공략 계획에 따라 은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현지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정부의 이란 신용등급 상향과 지원 등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소공로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란 교역·투자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왼쪽 세번째부터)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형석 기자
김형석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