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차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등 굵직한 기업들이 일제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신흥국 판매둔화, 영업비 증가 탓에 암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LG화학은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양사의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5년 연간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 91조9587억원, 영업이익 6조3579억원, 당기순이익 6조5092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15.8%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도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대비 1.5% 포인트 하락한 6.9%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글로벌 시장에서 496만3023대를 판매해 2014년 496만1877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전년대비 4.2% 증가한 71만2313대를 판매한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수요 둔화로 전년대비 0.6% 감소한 425만 71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애초 공장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부담 감소효과와 국내 개별소비세 인하, 볼륨카인 아반떼 출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투싼의 생산량 증가 덕분에 긍정적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제지표 하락이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여건을 어렵게 만들면서 현대차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특히 브라질 헤알과 러시아 루블이 전분기 대비 각각 9.9%, 5.8% 절하됐고, 유가 역시 2.4% 절하되면서 해외공장 판매·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많이 증가한 생산량(Ex-factory)에도 해외 판매법인과 딜러의 차량 판매저조, 구형모델의 재고물량 증가, 재고물량 소진을 위한 성과보수 증가 등도 수익성 하락에 악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제네시스 브랜드광고 및 EQ900, 아반떼 제품 론칭으로 판촉비 증가도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아반떼, 투싼 등의 신차를 성공적으로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에 이어 EQ900를 선보임으로써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다만 신흥국 통화의 약세 기조가 심화되고 업체간 판촉 경쟁이 격화되면서 2015년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20조2066억원, 영업이익 1조823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10.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9.1% 증가했다.
특히 LG화학의 기초소재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6769억원으로 전년대비 50.1% 늘어난 호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21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증가한 목표를 설정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성장둔화 및 유가하락 등으로 지난해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기초소재부문의 오름세인 제품 스프레드 지속, 사업부문별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 등으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