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최대 연간 실적 기록을 3년 연속 갈아치웠다. 하지만 D램 수요 부진과 단가 하락 영향으로 8분기 연속 분기 영업익 ‘1조클럽’ 수성에는 실패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매출액 18조7980억원, 영업이익 5조336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년대비 각각 10%, 4% 증가한 수치다.
다만, 8분기 연속 분기 영업익 '1조클럽'은 달성하지 못했다. D램 수요 부진과 단가 하락 탓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불확실한 업황이 발목을 잡았다.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 감소했고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4%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각각 10%, 15%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성장(비트그로스)은 각각 지난해와 비슷한 20%, 30% 수준으로 전망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 사장은 “1분기에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계절적 비수기에 따라 어려운 시황이 예상된다”면서 “주요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고용량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6조원 규모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로 불황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창사이래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이같은 투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최 회장은 2011년 적자에 허덕이던 하이닉스를 인수해 시설투자를 10% 이상 늘리며 기반을 다진 바 있다. 올해에는 20나노 초반급 D램을 본격 양산하고 10나노급 D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운용을 통해 수익성도 높일 계획이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10나노급 2세대 제품 개발과 3D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현재 8.8%인 배당성향을 2~3년 내에 20%까지 올릴 계획"이라며 "현금 보유량의 30%~50% 범위내에서 주주 환원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주가가 공정가치에 비해 급락할 경우 (자사주 매입도)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