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해양수산부가 연구자가 수심 6500m까지 내려가 심해를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심해유인잠수정의 개발을 추진한다. 올 하반기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총 1393억원을 투입해 20톤 규모의 심해유인잠수정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2013년 말 심해유인잠수정 건조를 위한 기획연구에 착수했다. 기획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5일 미래부에 기술성평가 요청과 아울러 기재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했으며, 기재부는 예비타당성조사 실시여부를 오는 4월초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6000m이상 심해를 탐사할 수 있는 유인잠수정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중국 등 5개국만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에서 6번째 보유 국가가 되는 셈이다.

 

심해유인잠수정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로 국가 해양과학기술력의 상징이자 척도가 되고 있다. 6500미터급 유인잠수정을 보유하게 될 경우 마리아나해구 등과 같은 극히 일부 심해를 제외하고 전 세계 심해의 99%를 탐사 가능하게 된다.

 

심해유인잠수정은 심해의 정밀 해양과학 탐사를 통하여 심해저 자원개발에 필요한 정보취득과 작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심해유인잠수정은 해양과학 탐사는 물론 해양구조물의 설치 및 유지보수, 해양사고 시 구조?구난, 해양영토 및 해양환경 관리, 해저유물 발굴 등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이 1964년에 개발한 세계 최초의 심해유인잠수정 앨빈(Alvin)은 심해 해양과학 탐사활동 외에도 1966년 지중해에서 분실된 수소폭탄을 수색·발견했고, 1970년에는 심해 생명체의 보고인 해저열수구를 세계최초로 발견했다. 1986년에는 1912년 북대서양 수심 4000미터에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수색·발견하는 등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심해유인잠수정은 우주선 개발에 비견될 만큼 심해의 최고수압 극한환경을 극복하는 최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주요 해양선진국인 5개국만이 개발에 성공해 운용 중이다.

 

우리나라와 해양을 이웃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은 이미 1987년과 2010년에 각각 6000미터급 이상의 심해유인잠수정인 신카이와 자오룽을 각각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인도, 호주 등이 건조를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선박·해양장비개발에 필요한 핵심요소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기술력으로 심해 유인잠수정 건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태평양, 인도양 등에 확보한 심해저 광구의 자원개발, 한일, 한중간 영토분쟁 대응, 해양플랜트 등 심해 해양공학기술의 확보 등을 위해 심해유인잠수정의 개발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수행한 기획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심해유인잠수정 개발시 경제적 파급효과로는 심해유인잠수정 총사업비 1393억원을 투자할 경우 2476억원의 신규시장과 1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심해 장비 및 관련 기술 확보로 연간 해외 임대료 400억원, 핵심 부품 국내수입액 6100억원 규모의 수입 대체효과 등이 기대된다.

 

윤종호 해수부 해양개발과장은 "심해유인잠수정의 개발은 해양 경제영토 확보는 물론 해양강국으로서의 위상제고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심해유인잠수정의 조기 건조를 위해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