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을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도 있다. 오히려 가업 승계를 막는 여러 규제들을 완화해 국가경제의 기둥인 중소·중견기업을 장수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정호 중소기업중앙회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1960~1970년대 창업했던 1세대가 고령화됨에 따라 기업의 영속성, 기업경영의 사회적책임 등 책임의 대물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가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만 볼 게 아니라, 책임과 기업가정신의 계승으로도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유럽이나 독일, 일본 등에서는 가업 승계를 제2의 창업으로 여기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3분의 1, 독일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의 3분의 2는 가업승계 기업이다.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길러내기 위해서라도 재벌 대기업에 적용되는 규제를 중소·중견기업에까지 확대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홍 센터장은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 가업 승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강한 중소제조업이 국가경제를 받치는 기둥이기 때문"이라며 "일자리 유지,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원천으로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가업 승계를 막기보다는 오히려 규제 완화를 통해 문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연 매출 3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가업 승계 시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세를 깎아주고 있지만 홍 센터장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업 승계를 제2의 창업으로 보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성장 촉진 측면에서 창업에 준하는 경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가업승계 1.0이 세제 부분이었다면 가업승계 2.0은 다각적인 측면에서 입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