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주택 과잉공급 우려로 분양광풍에서 벗어난 소비자들의 판단이 냉정해졌다. 묻지마 청약 양상까지 보였던 분양시장에 미분양이 빠르게 쌓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최근의 미분양 증가는 분양 급증에 따른 자연발생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불안 심리 확산에 따른 시장 침체를 경계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1512가구로 전월 4만9724가구와 비교해 23.7% 늘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2013년 말 이후 2년여만에 6만가구 대에 재진입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에서 미분양이 증가세를 보였다. 10월 3만2221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은 두 달 만에 90.9% 급증했다.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방은 3만875가구로 전월에 비해 33.4% 증가했다. 11월 114가구까지 떨어졌던 대구는 지난달 2392가구로 폭증했다. 광주는 298가구였던 미분양이 735가구로 늘었다.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경북 미분양은 전월보다 129.9% 증가한 3802가구를 기록했다.
수도권 미분양 증가율은 지방에 비해 상대적은 낮은 15.3%를 기록했다. 11월 2만6578가구였던 미분양이 3만637가구로 늘었다.
인천이 4528가구에서 4206가구로 7.1% 줄었지만, 서울과 경기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두 달 연속 미분양이 늘었다. 서울은 241가구까지 떨어졌던 미분양이 494가구로 늘었다. 2만5937가구를 기록한 경기는 18.9% 증가했다. 경기에는 수도권 미분양의 84.6% 집중돼 있다.
수도권 최고 인기 신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동탄2신도시에서는 이달 초 계약률 부진에 따른 분양 취소 단지가 나왔고, 할인분양에 나선 건설사도 있다.
국토부는 최근의 미분양 급증은 분양 물량 단기 집중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판단했다. 지난 10~11월 전국에서는 총 11만6519가구가 분양승인됐다. 지난해 연간 승인물량인 52만5468가구 중 22%가 이 시기에 집중됐다. 물량이 일시에 몰리며 미분양도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12월 분양승인물량이 3만2017가구로 급감했으며, 1월 승인량은 1만가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미분양 증가세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진단이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국장은 "12월 분양승인 물량이 적고 1월도 1만가구도 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미분양이 크게 늘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주택업계도 미분양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자율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월1일 시행되는 가계부채대책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금융위와 긴밀히 협조 중이다"라며 "심리적 측면이 아니라면 실질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료/국토부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