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에 몸집 줄이기 한창

각종 자산 매각하고 구조조정 통해 비용절감 시도

입력 : 2016-01-31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중견 건설업계의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지난해 주택 시장 호황으로 일부 건설사들은 실적이 개산됐지만 장기간 지속된 침체 여파로 여전히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 회사가 많다. 회사채 상환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이나 사업부를 매각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인력 감축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한라(014790)는 지난달 9본부 3실을 5본부 1센터로 슬림화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33개 부단위 업무수행 조직은 25개 팀 조직으로 대폭 개편했다. 지난달 31일자로 한라홀딩스에 IT운영조직과 영업부문을 195억원에 양도했다.
 
조직 개편과 사업부 매각에 이어 인력 감축 작업도 동반됐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총 108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완료했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위로금 등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계약직 포함 직원 수는 1861명에서 2013년 말 1318명, 2014년 말 1278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직원 수가 1280명으로 2명 늘었지만 정규직 수는 2014년 말 939명에서 지난해 3분기 말 895명으로 44명 줄었다. 이번 희망퇴직자들까지 포함될 경우 감소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은 근무평가에서 낮은 성적을 받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이는 것과 달리 계약직으로 전환해 다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한양은 꾸준히 수익을 내고 부채비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건설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직원 수는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다. 2013년 말 기준 989명에서 2014년 말 923명, 지난해 3분기 말 918명으로 감소했다. 이번에는 10여명 안팎의 감축이 예상된다.
 
두산건설(011160)은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117억7300만원 규모의 두산 기술원 토지 및 건물 지분 일부를 모회사인 두산(000150)에 양도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두산중공업(034020),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등 관계사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토지를 약 1011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두산건설은 상반기 안에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두산분당센터 신축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두산건설은 토지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함께 일감도 수주하게 됐다.
 
이외에 GS건설(006360)은 지난해 7월 관계사인 GS리테일(007070)에 파르나스호텔 지분 67.56%를 7600억원에 매각했으며, 삼부토건(001470)은 르네상스 호텔과 자회사인 보문관광 매각작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건설업계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이 상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의 경우 새 주인을 찾게 되면 구조조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례로 비춰봤을 때 피인수 기업의 경우 경영정상화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 M&A 시장에 나온 건설사들 대부분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인력감축을 비롯해 사업 및 조직개편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이나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비용 절감 차원의  인력 감축 작업을 진행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사진은 삼부토건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 호텔.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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