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SK가스와 E1이 액화석유가스(LPG) 2월 국내 공급가를 내린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아람코가 공급하는 국제가격(CP·Contracted price)에는 반영되지 않아 국내 LPG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31일 LPG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은 국내 2월 프로판, 부탄 공급가격을 각각 kg당 20원씩 내린다고 밝혔다. E1의 경우 국내 LPG 공급가격은 1월 프로판 가정·상업용은 kg당 798.8원이었으나 오는 2월부터는 778.8원에 판매된다. 산업용은 805.4원에서 785.4원에 판매된다. 부탄은 1월 kg당 1191원이었으나 2월부터 1171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E1과 SK가스 등 LPG 수입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통보한 LPG 국제가격을 기반으로 환율과 세금, 유통비용 등을 반영해 공급가격을 책정한다. 아람코는 1월 국제가격을 프로판은 톤당 115달러, 부탄은 85달러 내렸는데, 1월 인하분으로는 지난 2014년 이후 최대폭이다.
국제가격 인하는 국내 공급가의 인하 요인이지만, 지난해 4분기에 올랐던 국제가격 인상분을 국내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입사들은 당초 동결을 계획했었다. 국제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연속으로 상승해 연중 최고치에 가까웠다. 프로판 가격은 이 기간 톤당 315달러에서 460달러로, 부탄은 345달러에서 475달러로 올랐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 지속으로 경쟁 연료보다 LPG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상황과 '유가는 내렸는데 LPG 가격은 요지부동'이라는 소비자 불만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국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LPG 수입사들은 수요가 많은 4분기에 국제가격 인상분을 요금에 반영하지 못했으나, 소비자 연료비 부담 경감과 정부의 물가 안정책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LPG 가격을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LPG 수입사들이 과점시장 안에서의 지위를 토대로 일정수준 이상의 판가 전가력이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판가 변동이 수익 창출에 큰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가스와 E1이 액화석유가스(LPG)의 2월 국내 공급가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사진/E1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