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평균 8525만원을 받는 등 높은 보수에도 생산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금융 공공기관 9곳에 성과 연봉제가 연내 도입된다. 현재 금융 공공기관들은 전체 5등급 중 2급 이상 간부직에 한해 성과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이를 4급까지 확대해 성과에 따른 연봉 차이를 20~30% 이상으로 벌릴 계획이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일 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캠코)·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예탁결제원 등 9개 금융 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이런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성과 연봉제를 금융 공공기관 4급 직원까지 확대해 적용 대상을 기존 1327명(7.6%)에서 1만1821명(68.1%)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총연봉의 30%를 성과연봉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는 20% 수준으로 도입하고 내년에는 30%를 적용할 예정이다. 성과연봉의 최고-최저 등급간 차등폭은 최소 2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전체 연봉의 최고-최저 격차는 20~30% 이상을 유지토록 한다. 간부는 올해부터 30% 이상, 비간부는 기관별로 단계적으로 20% 이상 차이가 나도록 한다.

 

기본연봉의 최고-최저 등급간 인상률 격차도 평균 3%포인트 이상이 유지된다. 같은 4급 직원이라도 평가에 따라 기본급 인상률이 2~4% 등으로 차등 적용된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이런 방안을 확정하고 규정 변경을 완료할 계획이다. 보수체계와 평가기준 등 노사논의가 필요한 사항은 노사가 충분히 협의해 방안을 도출하되, 내년까지는 도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채찍도 꺼냈다.

 

금융위는 매월 금융 공공기관 간담회를 열어 계획 이행 상황을 파악하고, 성과주의 도입 정도와 시기 등에 따라 기관 성과급 차등 지급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인력·예산·업무 관련 승인과도 연계해 인센티브를 차등한다. 금융위가 인건비 인센티브 1%를 안 주면 4급 직원의 임금은 연간 78만~86만원 감소한다.

 

금융위는 금융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 자율과 창의의 여건을 조성하는 금융개혁을 완성하려면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는 직원이 우대받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평가 제도를 정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은 '보신주의·무사안일'한 문화로 인해 생산성은 떨어지나, 보수는 높은 업종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 2014년말 기준 1인당 보수를 보면, 금융 공공기관은 8525만원, 민간은행도 8800만원 수준"이라며 "반면, 전체 공공기관은 6296만원, 기업(500인 이상)은 5966만원에 그친다"고 말했다. 제조업과 금융업의 생산성은 같은데 임금은 금융업이 1.4배 많이 받는다는 분석이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