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토크쇼…'힐링캠프' 결국 폐지

입력 : 2016-02-02 오후 3:20:0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SBS 토크쇼 '힐링캠프'가 약 4년 6개월 만에 폐지됐다. MC 이경규와 김제동, 한혜진을 주축으로 연예인뿐 아니라 각 분야의 유명인사를 초청해 그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따라가는 형태의 프로그램인 '힐링캠프'는 월요일 밤 11시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게스트에 따라 구성과 포맷을 달리한 ‘힐링캠프’는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시청자와 출연자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힐링캠프'는 게스트의 성향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좌우되는 1인 게스트 토크쇼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고, 일부 출연자들이 논란에 오르면서 '문제 연예인의 면죄부' 자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힐링캠프'는 지난해 7월 기존 MC이었던 이경규와 성유리를 하차시키고 김제동 원톱 체제의 토크콘서트 포맷으로 변화를 꾀했다. 시청자 500인을 MC로 내세워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도 더했다. 변화를 꾀한 '힐링캠프'는 긍정적 효과를 낳는 듯 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와 차별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깊이 있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이끌 만한 유명인사가 많지 않다는 한계에도 봉착했다. '힐링캠프'에서도 신변잡기식 사생활 토크가 이어지는 등 이전의 토크쇼와 차별점을 주지 못하고 약 4년 6개월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SBS '힐링캠프'가 4년 6개월 만에 폐지됐다. 사진/SBS
 
'힐링캠프'뿐 아니라 연예인 게스트를 주로 섭외하는 KBS2 '해피투게더3', MBC '라디오스타'도 하락세다. 기존 MC였던 박미선과 김신영을 하차시키고 전현무, 조세호 등을 새롭게 투입하며 변화를 준 '해피투게더3'는 시청률이 4%에 머물고 있다. 연예인 게스트를 섭외해 수다를 떠는 형식의 포맷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라디오스타'는 네 MC의 안정된 호흡을 내세워 기존의 잘 알려진 스타가 아닌 신인급 아이돌·배우를 발견하고 스타덤에 올리는 체제로 변화를 주고 있다. 여전히 재밌는 방송으로 꼽히지만 게스트에 따라 재미의 편차가 있으며, 화제성은 예전만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 스튜디오에서 연예인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토크와 함께 새로운 소재 혹은 인물이 결합하는 방식이 토크쇼 형식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셰프들의 퍼포먼스와 음식을 위주로 대화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19금 코드를 소재로 한 '마녀사냥', 외국인 패널들의 진지한 토론 방식의 '비정상회담'이 그 예다. 관찰카메라를 동원해 일반인의 고민을 연예인 패널들과 나누는 방식의 SBS '동상이몽', '덕후'를 소재로 한 MBC '능력자들' 등도 토크쇼의 대안으로 꼽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인 MC와 패널을 주축으로 두고 연예인을 게스트로 섭외해 수다를 떠는 포맷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방식"이라며 "이미 너무 많이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돼 지겹게 여겨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토크쇼는 특색 있는 소재나 인물, 새로운 콘셉트와 토크가 접목된 형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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