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아들 지도교수 “신 의원 부당한 압력 행사한 적 없어"

소재선 경희대 로스쿨 교수 "더민주 윤리심판원 결정 이해불가…학부모 입장서 면담한 것 뿐"

입력 : 2016-02-03 오후 1:44:02
더불어민주당 신기남 의원이 로스쿨에 재학 중인 아들의 구제청탁 논란으로 당원자격 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신 의원 아들 지도교수가 부당한 처사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소재선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신 의원은 (변호사 자격시험 응시기회를 제한하는) 학교의 부당한 운영에 호소하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처럼 로스쿨 원장을 찾아갔다가 거절당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신 의원과 경희대 로스쿨 원장을 면담하게 했다는 소 교수는 “저희 학교를 포함한 상당수 로스쿨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성적이 낮은 학생을 유급시키는 편법을 사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소 교수에 따르면 로스쿨을 운영 중인 학교 중 상당수가 변호사시험 응시 전 모의시험을 실시한 다음 합격이 어려운 학생을 미리 유급시키고 있다. 경희대 학생과 학부형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자 학교 측은 당초 커트라인 점수를 낮춰주기로 했다. 그러나 학교측이 사전 공지된 점수를 무시하고 커트라인 점수를 51점으로 높이자 단체행동을 하지 않던 학생들까지 반대성명에 서명해 원장과 교수에게 전달했다.
 
소 교수는 “많은 지도교수들이 학교의 횡포를 비판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항의해왔지만 학교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내가 신 의원에게 동참할 것을 권했다”고 언급했다. 다른 학부형과는 달리 유독 신 의원만 관심을 보이지 않아 자신이 여러 차례 항의에 동참할 것을 권하자 신 의원이 그때야 원장과 면담했다는 것이다. 소 교수는 이 과정에서 어떠한 외압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면담 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사실이 일부 언론에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원장을 만나 낙제를 막을 방법을 묻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식으로 왜곡보도 됐다”며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소 교수는 “학교를 찾아온 조사위원에게 모든 사실을 설명했지만 그들은 신 의원을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규정하고 혐의를 찾아내기 위해 강압적으로 조사했다”며 “거의 수사에 가까웠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 의원의 행동이 문제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민주 측의 조사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며 “‘의혹은 사실이 아니지만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당무감사원의 결론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윤리심판원이 신 의원에게 당원자격 장지 3개월 징계를 내린 것을 보고 양심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소 교수는 “평생 법을 공부한 사람 입장에서 이렇게 원칙도 없이 비상식적으로 자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3심에 해당하는 윤리심판원 재심이 남았는데도 신 의원에게 불출마 선언을 공개석상에서 종용하는 뉴파티위원회와 자신의 SNS에 ‘재심신청을 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행위이고 국민이 분노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윤리심판위원 모두 정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민주 지도부 측에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행위와 행위자에 대한 전면조사를 촉구했다.
 
신 의원은 지난 2일 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청구해놓은 상태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신기남 의원이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에 대해 소명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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