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으로 대표 산유국인 러시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당초 유가가 4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던 러시아 정부는 심각한 재정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러시아 서부 튜멘주의 코가림의 유전 펌프 시설.
사진/로이터
2일(현지시간) 러시아 민영통신사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의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 0.5% 성장에서 마이너스 1.0%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의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이 저유가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함에 따라 이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역시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지난해 국제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올해 역시 강력한 개혁, 정부 지출 감축 없이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Rosstat)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발표된 러시아의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 잠정치는 마이너스(-)3.7%로 집계됐다. 2013년 1.3%, 2014년 0.65% 성장에서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산업생산은 3.4% 감소했으며 실질 소득은 4.0%, 실질 임금은 9.5% 줄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전망의 배경에 대해 유가의 끝도 없는 하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표 산유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국제 유가 급락으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대부분의 국영 에너지 기업들은 적자로 돌아서 파산 위기에 놓였다. 이 기간 달러 대비 루블화 통화 가치는 약 31% 가량 급락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 지출을 줄이기 위해 교육부에 약 7000억루블의 지출 감축을 요구했다. 재정적자를 감안한 올해 예산안이 이미 발표됐지만 연초 유가가 30달러를 밑돌면서 세수 부족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35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2~3%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광산 기업 알로사, 국영 유전회사 로즈네프트, 바스네프트,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해운사 소브콤플로트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영기업들을 민영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관영 타스 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재정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면서 “다만, 올해 불안한 기조에서의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2017년 회복 궤도로 나타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엔경제사회국(United Nations Department)은 2017년 러시아 경제가 1.2%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