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빅데이터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

지대범 사회보장정보원 정보이사

입력 : 2016-02-11 오전 6:00:00
지난 2014년 서울시 송파구에서 반지하 주택에서 생활고로 비관 자살한 세 모녀 사건은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극심한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찾아내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해 연말 국회에서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일명 '세 모녀법'이 통과됐다. 위기 징후를 보이는 가구를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해 위기상황에 놓이게 될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사전에 지원하기 위한 절차가 제도화된 것이다.
 
2015년 7월부터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정보원은 한전, 상수도사업본부, 도시가스사업자,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 12개 기관으로 부터 단전, 단수, 단가스, 건강보험료·연금보험료 체납 등 위기가구 발굴에 필요한 24종의 정보를 연계하고, 행복e음 등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활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을 수행해 2010년에 시스템을 개통했다. 이후 지역보건의료시스템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중앙부처 및 행정기관별로 분산된 복지사업 정보도 통합됐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위기가구 정보를 각 지자체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축적된 빅데이터는 연구용역에서 자체 개발한 발굴모형을 적용하고 통계적 분석기법을 통해 위기가구를 예측해 추출한다. 이렇게 선별한 가구에 대해서는 복지급여나 서비스 지원 과정과 이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작년 연말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이로써 그간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한 법적근거가 없어 사각지대 발굴이 어려웠던 한계를 보완하고, 취약계층이 위기상황으로 전락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시스템 운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발굴된 대상자 중에서 공공부조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권리구제 및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격에 맞지 않는 경우에도 자원봉사센터, 의료 및 자활기관 등 민간에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자원을 연결해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사회보장 정보플랫폼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다면, 새롭게 발굴된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민간자원들을 최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게 돼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복지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사회보장에 관한 정보 인프라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자 사회보장의 기본이다. 복지 예산의 적절한 배치와 효율적 집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정된 복지재정으로 복지 체감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적극적인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 발굴 및 지원 노력으로 국가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이 보다 내실화돼 국민들의 복지체감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대범 정보이사.(사진제공=사회보장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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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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