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이스세상)"태블릿 하나면 내방은 영화관" 레노버 '요가탭3'

빔프로젝트·사운드·배터리 '3박자'를 갖췄다…그외 기능은 '글쎄'

입력 : 2016-02-14 오후 12:38:13
대다수 전문가들은 태블릿이 노트북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은 반대였다. 갤럭시노트를 시작으로 대형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태블릿을 구매하려는 발길이 줄어들었다. 2010년 애플 아이패드 출시 이후 태블릿 붐은 오래가지 못했고, 2014년부터는 성장이 급격히 둔화됐다. 태블릿의 가격대도 부담 요인이다. 많이들 갖고 싶어하는 유명 A사의 태블릿은 50~60만원대를 넘나든다. 직업상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노트북 대체재로서의 태블릿은 위상을 잃었다. 스마트폰이 괴물화되면서 태블릿이 가진 본연의 기능만으로는 차별화를 꾀하기가 힘들어졌다. 가성비, 터치감, 무게 등을 강조하며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별다른 시선을 끌지 못하고 시장에서 잊혀졌다.
 
침체된 시장에 조금은 색다른 태블릿이 하나 나타났다. 레노버의 '요가탭3 프로'다. 모양은 여느 태블릿과 비슷하지만 주목할 만한 기능이 하나 있다. 빔프로젝터다. 사실 처음 디바이스를 받아들었을 때 조금은 반신반의했다. 주위 지인들도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보다는 의구심부터 품었다. "가격은", "무게가 꽤 나갈텐데", "충전 없이 영화 한 편 볼 수 있을까" 등의 다양한 의문이 제기됐다.
 
침체된 태블릿 시장…빔프로젝터로 차별화
 
요가탭3 프로는 최근 태블릿PC가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제시해 주고 있는 편이다. 타이핑 느낌이 그다지 좋지 않은 어설픈 키보드를 붙였다 뗐다 하느니, 차라리 엔터테인먼트의 훌륭한 도구로서 갈 길을 가자는 콘셉트를 명확히 했다.
 
빔프로젝터가 장착된 요가탭3. 사진/레노버
 
기자도 요가 탭3를 받아들자 마자 태블릿 기능보다는 빔프로젝터부터 먼저 확인했다. 이 기능은 이미 전작(요가탭2)에서도 쓰인 바 있다. 빔프로젝터 방향이 측면에 있고 수동 스위치로 포커스를 조절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제품은 회전 스탠드 부분에 위치해 있어 180도 내에서 회전이 가능하다. 프로젝터는 50안시 수준에 최대 70인치를 지원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초소형 스마트빔과 비슷한 스펙이다. 180도 회전이 가능한 만큼 전면으로 영상을 투영하는 것은 물론 천장을 스크린 삼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별도 디바이스 없이 태블릿만으로 간단하게 프레젠테이션(PT)를 하거나 영상을 바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활용도를 높인다. 거리를 가깝게 하면서 30인치급 이상의 영상을 작은 회의실에서 볼 수 있도록 세팅을 할 수도 있다. 벽에 고정할 경우 벽걸이 프로젝터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다만 '전문적인' PT나 강의에서 사용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인다. 태블릿만으로는 ‘아마추어’ 티가 많이 풍긴다. 주말에 집에서 소소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영화 관람에 최적화된 사운드도 갖췄다. 기존 태블릿으로 영화를 볼 때는 모자란 음질을 보완하기 위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하곤 했다. 요가탭3는 이런 불편을 덜어준다. 전면부에는 네 개의 JBL 스피커로 이뤄진 사운드바가 내장돼 있고, 돌비 애트모스가 탑재돼 음질 또한 문제없다. 전작이 약간은 부담스러운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것에 비해 10.1인치로 크기는 줄어들면서 해상도는 오히려 높였다는 점도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요가탭3를 통해 본 영화 <인턴>. 사진/뉴스토마토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이나 태블릿은 배터리 성능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매번 완충된 상태로 휴대할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에 대한 측정이 필요했다. 일단 스펙상으로는 10200mAh.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10인치급 태블릿 최고 수준의 배터리가 7900mAh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괴물'이다. 물리적으로 최대 18시간 연속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18시간 연속사용은 사실 힘들어 보이지만 실제 1번 완충한 후, 평균 2시간 러닝타임의 영화 3편을 봤음에도 배터리가 절반 이상 남아 있었다. 다만 배터리 충전시간이 길다. 완충하는 데 대략 6시간이 걸리는 건 아쉬운 점이다.
 
애니펜 탓에 민감한 터치…가격도 부담
 
그외 다른 기능은 여느 태블릿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으로, 특별히 뛰어나거나 모자르지 않는다. '요가'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태블릿의 스탠드가 자유로운 회전을 통해 다양한 쓰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선 스탠드 방식으로 책상에서 많은 각도로 영상 감상이 가능하다. 킥 스탠드를 모두 접어 놓으면 바닥에 바짝 엎드린 모습의 홀드 모드로 그림을 그리거나 안정적인 거치가 필요할 때 적절하다. 킥 스탠드를 세우면 각도가 살짝 올라가는 틸트 모드에서 타이핑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 전용키보드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니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사용하면 문제가 없을 듯 하다.
 
행거모드도 있다. 킥 스탠드에 있는 홀을 통해 어딘가에 걸어놓고 영상을 감상하거나 부엌에서는 레시피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해도 무방하다. 자물쇠를 걸어 잠그면 도난도 막을 수 있다. 생활방수 기능도 지원된다. 욕실과 물놀이 등 어느 정도 물이 묻고 튀고 습한 곳에서의 사용에 대한 부분도 안심할 수 있기에 반신욕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도 있다.
 
애니펜 기능으로 태블릿 화면에 자유롭게 필기도 가능하다. 사진/레노버
 
요가탭3에는 레노버의 고유기술인 '애니펜(Anypen)'이 담겼다. 태블릿 전용 스타일러스 펜이 없더라도 보통의 펜이나 연필을 필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연필, 자, 실핀 등 일상에서 구할 수 있는 필기도구 모두 사용 가능했다. 하지만 애니펜 기능 때문인지 터치감도 굉장히 민감하다. 건드리지 않아도 유령터치가 일어나 앱이 작동될 때도 있었다. 애니펜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기능의 부재가 아쉬웠다. 
 
후면부는 디자인도 나름 신경 쓴 편이다. 메탈과 가죽으로 믹스된 디자인을 선택했다. 스크래치 방지와 그립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측면에서 박수를 주고 싶다. 주위에선 "40대 이후 아저씨 스타일"이라는 평도 있었다. 가방에 넣지 않고 장시간 손에 들고 있기엔 무거운 편이다. 6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도 부담스럽다. 화질을 감안하면 소형 빔프로젝터를 구입하는 게 오히려 저렴하다는 평이 많았다. 빔프로젝트 기능에 초점을 맞춰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5점 만점에 기자의 총점은 3.5점이다.
 
요가탭3 후면부. 메탈과 가죽이 혼합돼 있다. 사진/레노버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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