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보이는 위험과 감춰진 기회, 그리고 열린 결말

입력 : 2016-02-16 오전 6:00:00
연초 세계경제에 대한 시각은 시간이 가면서 일방적인 비관론이 압도하고 있다. 중국의 춘절, 한국의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 주 전세계 금융시장에 이러한 비관론이 그대로 반영됐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단적으로 전개되며 주요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주식시장과 유가 역시 동반 급락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약세로 반전했지만 안전자산 성향을 띤 일본의 엔화는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불구하고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주식시장은 지난 일주일 약 12% 급락했다.
 
또 국채 10년 금리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우리는 2015년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번째 금리인상이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했던 걸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2016년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위험은 중국으로 빠르게 전이되면서 위험 자체가 확대되고 재생산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글로벌 경제는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채 위기가 반복되는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돌이켜보면 2010~2012년은 유럽의 재정위기였고, 2013년은 일본, 2014년은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이어졌다. 또 2015년부터는 세계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위기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결국 글로벌 경제는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살얼음 판에서 몇 번의 위기를 정책 공조로 넘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기껏 4% 정도이며, 주력 산업의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은 만성적이고 부동산 버블이 심화되고 있어 실물부문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경착륙(Hard-Landing) 전망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3조2000억달러 역시 과장된 수치이고 더구나 외화 누출로 빠르게 감소하는 데다가 대규모 은행권 부실이 더해져 위안화 절하에 이어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지경인 것이다.
 
이렇듯 세계 경제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위험과 부진은 이미 각 국의 금리수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미국의 국채 랠리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역시 국고 3년 금리가 기준금리를 역전한 데 이어 국고 20년물은 사상 처음 2%를 하회했다. 현재 전 구간에 걸쳐 최저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수준은 저성장, 저물가라고 하는 뉴노멀(New Normal)에 이은 저유가 충격과 각국의 신용위험 확대 등 세계 경제의 위험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 것이다.
 
그러나 위험이 지나치게 강조되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또는 자산배분 전략의 측면에서 사상초유의 저금리 효과와 이에 따른 기회요인은 간과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저금리는 유동성 함정에서 경제주체들의 채무조정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경기부양의 승수효과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산배분 전략으로도 저금리는 현금, 예금, 채권 등의 안전자산 매력을 그만큼 희석시키는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가치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각각 신용위기와 재정위기를 겪은 미국과 유럽 역시 비관론에 이은 저금리 상황에서 채무조정에 이은 경기회복과 자산가격 회복에 성공한 것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들어 비관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모두 열린 가능성이며 결말 또한 열려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의 위험이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알려진 위험은 과거의 경험에서 보듯이 관리될 수 있다. 바뀐 것이 없다면 시장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는 가장 걱정되고 무서울 때가 최적의 투자기회였다는 점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수년째 보여준 순환적 흐름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하방 위협은 어쩌면 반갑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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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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