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47) 씨는 3억원 정도의 아파트를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미리 나눠 증여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향후 시세가 달라질 경우나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기면 세금이 달라지는 지 궁금하다.
박씨가 아들에게 아파트를 생전에 물려주면 사전 증여에 해당한다. 증여세는 당사자가 아들·딸·손자 등의 자손에게 재산을 살아있을 때 주게 되면 부과되는 세금이다. 반면, 상속세는 사망 후 물려주는 재산에 대해 물리는 세금이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세율은 동일하다. 적용되는 세율은 1억원 미만에 대해서는 10%다. 1억~5억원까지는 재산총액의 20%와 함께 누진공제액 1000만원도 부과된다. 5억~10억원은 30%에 누진공제액 6000만원, 10억~30억원은 40%에 누진공제액 1억6000만원이다. 30억원이 초과하면 세율은 50%, 누진 공제액은 4억6000만원이다.
만일 박씨가 아들에게 아파트만 물려준다면 상속세가 유리하다. 또 상속세는 공제금액이 5억원까지 적용되며 배우자가 있으면 10억원까지 가능하다. 단, 상속세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속세 신고와 납부 시기를 지켜야 한다. 신고 기한은 상속 다음 날로부터 6개월 이내다.
그런데 아파트 외에 다른 재산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증여세를 부과할 때에도 공제금액이 있다.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6억원, 자녀 등 직계비속에게 증여할 경우는 5000만원, 자녀가 미성년자일 경우는 2000만원이다. 공제는 10년 단위로 받을 수 있으므로 이 기간을 활용하면 절세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올해 자녀에게 5000만원을 증여한 후 10년이 지난 후에 다시 5000만원을 증여하면 1억원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는 것이다. 박씨가 올해 아들에게 아파트를 물려준 뒤 10년 뒤 현금을 증여한다면 또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자산가들이 절세에 10년 계획을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증여 후 10년 이내에 사망하면 해당 금액은 상속세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미리 증여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물려주는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세금이 줄어들 수 있다. 예컨대, 10년 전 3억원의 아파트를 증여했는데 9년 뒤 아버지가 사망했다. 이때 아파트 시세가 5억원이라면 사전증여한 아파트는 상속재산에 포함되지만 사망 당시 시세인 5억원이 아닌 증여 당시인 3억원으로 합산되므로 상속재산이 줄고 세금도 아낄 수 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