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 전자 핵심거점' 급부상

컴퓨터·전자제품 8조원 규모 순수입…삼성·LG 등 진출도 활발

입력 : 2016-02-16 오후 5:00:59
 
 
베트남이 한국 전자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풍부한 데다, 인건비도 저렴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대한국 10대 수입품목 중 컴퓨터·전자제품 및 부품의 수입액은 전년보다 33.5% 증가한 약 67억달러(약 8조1500억원)로 1위에 올랐다. 기계·장비·도구 및 기타 부속품이 51억달러(약 6조2000억원), 전화기 및 부품이 30억달러(약 3조6500억원)로 뒤를 이었다. 베트남의 지난해 전체 수입품목에서도 컴퓨터·전자제품 및 부품의 수입액은 231억달러(약 28조원)를 기록하며 기계·장비·도구 및 기타 부속품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인건비도 세계의 생산기지로 불리는 중국보다 저렴해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현지에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거점으로 삼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베트남 정부는 전자·IT 등의 기업에 있어 10% 우대법인세율을 적용하는 등 세액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도 베트남에 속속 진출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서 휴대폰 공장 두 곳을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전체 휴대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또 호찌민시 동부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SHTP)에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를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TV·에어컨·세탁기 등 주요 가전 제품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되는 제품들은 주로 동남아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 공장에서 TV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는 2028년까지 80만㎡ 규모의 부지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휴대폰·세탁기·에어컨 등을 만드는 생산단지를 구축한다. 지문인식 전문기업 크루셜텍도 베트남 하노이 인근 옌퐁공단에서 지문인식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지문인식 모듈은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된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이 가전과 IT 제품 생산에 주력하면서 관련 제품의 수출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베트남 10대 수출품목 중 컴퓨터·전자제품 및 부품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36.6% 늘어난 156억달러(약 19조원)를 기록하며 전화기와 섬유·의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과 베트남의 무역도 활발해지면서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수입국 중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베트남이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규모는 276억달러(약 33조6000억원) 규모로, 전체 수입의 16.7%를 차지했다.
 
코트라는 16일 "베트남은 한국에 섬유·의류 제품을 수출하고, 컴퓨터 및 전자제품을 수입하며 활발히 교역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과 베트남의 지난해 총 교역액은 약 365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약 27% 늘어났다"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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