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17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외교·안보라인 담당자들의 문책을 요구했다. 전날 박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통해 처리를 요구한 북한인권법과 쟁점 법안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고 말한 통일부 장관은 건국 이래 ‘최단기간 최다 말바꾸기 기록’을 세운 장관이 되었다“고 비판하며 홍용표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의 경질을 요구했다. 그는 외교·안보·통일·정보기관의 대대적인 문책과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부흥법’ 제정을 통한 공단 부활 방침을 밝힌 그는 “개성공단 폐쇄라는 무모하고 무리한 정책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진상파악과 피해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인권법 처리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우리 당도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법안은) 위협인 동시에 통일의 동반자인 북한의 이중성을 제대로 담지 못했으며 처벌 목적이 주가 되면 남·북한 관계는 더욱 경색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더민주는 평화 통일의 촉진과 북한 인민의 실질적 생존권 보장이 이뤄지는 진정한 북한인권법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도입은 국익의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가 신중해야 하는 것은 한·중 관계를 우선하기 때문도, 중국의 보복 조치 때문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을 몰라서도 아니”라며 “한정된 국방 재원을 현실적인 대북 억제책 마련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비스발전기본법과 파견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이른바 ‘토끼몰이식 입법 사냥’에 응할 수 없다고 못박은 이 원내대표는 “잘못된 법까지 박수를 쳐주고 통과시켜 줄 수 없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야당으로서 응당 저지해야 할 법안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