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 SK 배터리 싣고 달린다

입력 : 2016-02-17 오후 3:50:28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메르세데스 벤츠가 내년부터 출시하는 주력 전기차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후발주자의 한계를 딛고 의미있는 분기점을 마련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17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진입을 알렸다.
 
SK이노베이션은 17일 다임러그룹과 2017년부터 출시되는 벤츠 전기차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임러그룹은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BMW, 아우디 등과 경쟁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2017년부터 출시되는 벤츠 전기차에는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한 셀이 팩으로 조립돼 탑재된다.
 
SK이노베이션은 파트너인 현대기아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배터리 주문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배터리공장을 두 배 규모로 증설했다. 연간 800MWh, 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계속된 물량 증가로 추가 증설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벤츠의 단일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종의 다양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현대기아차, 베이징자동차, 미쯔비시, 다임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220만대 규모의 세계 전기차 시장은 각종 환경규제 강화로 유럽,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오는 2020년에는 6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하이브리드차(HEV)에 비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와 순수전기차(BEV)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전기차배터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자신감은 충만하다. 정철길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사장으로 부임한 뒤 가장 처음 결재한 건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라며 "생산능력은 아직 작지만 운영효율은 가장 낫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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