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투자활성화 대책은 규제를 풀어 즉시 민간 투자창출이 가능하도록 한 것뿐 아니라 신기술과 신시장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분야도 발굴한다는 취지다.
공유경제, 스포츠산업, 헬스케어, 대학해외진출 등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관심 속에서 소외됐던 새로운 분야를 제도권 내에 편입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로 대표되는 글로벌 공유경제 모델이 빠르게 늘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요구가 많고, 향후 빠른 성장이 전망되는 숙박공유를 새로운 분야로 키워 서비스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정부가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소득증가와 기술발전으로 생겨나는 신서비스시장 육성을 위해 공유경제를 합법적인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기로 했다. 2008년 이후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공유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규제로 가로막기 보다는 선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주택을 활용한 '숙박공유 서비스'가 불법이었다. 이에 미등록 숙박업소의 불법영업으로 소음 등 주거환경 악화, 탈세 등 부작용이 심했다.
하지만 세계적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숙박공유 서비스를 제도권 내에 편입시켜 빈집과 빈방을 함께 쓰는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키워 공유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자는 취지다
다만 공유경제가 기존 사업자와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해 제주·부산·강원 등 규제프리존에 우선적으로 시범 도입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공유 민박업'을 신설해 주거중인 주택을 숙박서비스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120일까지 숙박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숙박이 가능한 집은 본인이 전입 신고한 단독·다가구 주택이나 아파트,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한정된다. 숙박 시설이 아닌 오피스텔이나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소유한 주택에서는 불가능하다.
차영환 기획재정부 성장전략정책관은 "공유경제가 기존 민박업과의 형평성 문제로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숙박업의 경우 일단 지역을 규제프리존 3곳만 선정했다"며 "시범사업 후 도입경과 등을 반영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곳에 주차된 승용차를 필요한 시간만큼 빌려 쓰는 서비스인 차량공유(카셰어링) 활성화에도 나선다.
정부는 차량공유업체가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의 면허정보시스템을 이용해 회원들의 면허종류 및 면허정지여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차량공유서비스를 이용해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차량공유 전용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자체가 유권해석 및 법령개정을 통해 부설주차장 및 노상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관광산업의 1.8배에 해당하는 스포츠산업도 2017년까지 시장규모 50조원(현재 41조원), 일자리 32만개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번지점프,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익스트림 스포츠 종목 시설의 설치가 가능해질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등 부족한 스포츠 시설을 확충하고 스포츠 시설업과 용품업, 서비스업을 체계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차영환 정책관은 “최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포츠나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스포츠를 레저용으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부터는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스포츠 인구의 저변을 확대해 스포츠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만성질환 등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건강관리서비스 등 헬스케어 서비스도 활성화 하기로 했다. 의료행위가 아닌 질환예방, 건강유지 등 일반적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의 종류를 명확히 규정해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것이다.
이밖에 국내 대학들의 해외캠퍼스 설립을 허용하고 외국대학과의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활성화해 외국인 교육수요와 내국인 유학수요를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국민소득증가와 기술발전 추세에 따라 스포츠와 공유경제, 헬스케어 등 서비스시장이 창출되고 있으나 제도적 기반이 부족했다"면서 "전반적인 투자애로를 해소하고 서비스 신시장을 키우는데 이번 대책의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