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구조조정 데드라인 정한다"

"산은 회장직, 보은인사 하기에는 무거운 자리"
국내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금융지원

입력 : 2016-02-18 오후 4:44:31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시간을 끌지 않고 데드라인을 정해서 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보은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산은 회장직은 보은인사를 하기에는 무거운 자리"라며 단호하게 부정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신임 회장은 18일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가에 기본 초점을 삼고 국가경제나 산업에 미치는 중차대한 영향도 신중하게 감안해서 기업 구조조정을 상시적이고 선제적으로 처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자구노력이 어떠한가를 절대적 기준으로 보고,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너무 느슨하게 혹은 너무 상대방과의 대화를 존중한 나머지 시간을 많이 끌어 실기하는 일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떤 기업과 구조조정을 할 때 밤낮없이 많은 대화를 하겠지만 데드라인은 정할 것이고, 무작정 끌려가는 형태의 구조조정은 어렵다"며 "구조조정에 속도감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개별 기업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굉장히 긴 시간을 이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며 "'저 기업이 썩었다. 회생이 불가능하다'라고 비관적으로 보기 시작해 자본시장에서 해외 수주처로부터 굉장히 신뢰를 상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회사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현대증권을 매각하는 방법 중도 해결책의 하나로 보지만 본질적으로는 이해 당사자들이 8000억 규모의 회사채 등과 관련 채무조정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산은 내부 현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산은캐피탈 등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이번 분기 내 추진하는 한편 "2000년 초에 성과급을 3급까지 도입한 경험이 있다"며 성과주의 도입의 확대를 시사했다. 또 "회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을 바꿀 수는 없다"며 추가 조직개편은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때 금융인들의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이끈 것으로 유명한 것과 관련 "보은인사라는 지적은 답변하기 가장 어렵고도 쉬운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과 국책은행의 과제를 보면 보은인사를 하기에는 이 자리가 무거운 자리"라고 잘라 말했다. 임기 내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무역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와 함께 국내 기업 대상의 글로벌 금융지원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이동걸 KDB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18일 취임 이후 처음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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