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 중인 더치커피 제품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되는 등 위생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더치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일반 커피보다 매우 높지만 이와 관련한 주의 표시도 없었다.
18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유통 중인 더치커피 30개 제품(커피 유형 27개, 조리식품 3개)의 카페인 함량, 표시실태, 위생도 등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30개 제품 가운데 3개 제품은 세균이 기준치의 최대 9900배까지 검출됐다. 씨큐브·코디아아이앤티의 '콜드프레소 케냐AA' 제품에서는 세균이 1㎖ 당 99만cfu나 검출돼 기준치의 9900배에 달했고, 더치원의 '투멤버(케냐AA)'(15만cfu/㎖)와 딥앤더치의 '딥앤더치 더치커피 케냐AA'(1700cfu/㎖)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세균이 검출됐다. 딥앤더치 더치커피에서는 대장균군도 함께 검출돼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더치커피는 3시간에서 24시간까지 저온에서 장시간 추출해 숙성 등의 과정을 거쳐 유통되는데 이 과정에서 커피원두·물·용기·작업자 등의 비위생적인 관리로 인해 세균에 오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더치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이 내용을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주의 표시 상태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치커피 제품들의 평균 카페인 함량은 1㎖ 당 1.7㎎으로 일반 아메리카노 커피 0.4㎎의 4배 이상이었다.
더치커피를 희석해 마신다고 가정해도 카페인 함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더치커피 원액을 물과 3:1의 비율로 섞어 350㎖로 만들었을 때 카페인 함량은 평균 149㎎으로 일반 아메리카노 1잔 140㎎ 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커피 유형으로 허가받은 27개 더치커피 제품 가운데 22개 제품은 '고카페인 음료'라는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카페인 함량을 표시한 14개 제품 가운데 4개는 표시 허용오차 기준인 표시함량 대비 120% 미만을 초과한 카페인이 포함돼 있었다.
소비자원은 "고카페인 음료는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주의 표시를 제공하고 총카페인 함량을 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기준 위반업체에게는 제품의 자발적 회수와 판매중단, 표시사항 개선 등을 권고하기로 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더치커피 제조와 유통 등의 위생관리 강화, 더치커피 표시 등의 관리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 미생물이 초과 검출된 더치 커피 제품. 자료/공정거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