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학습하는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이세돌 9단 넘을까

3월9일 첫 대국 시작…"인공지능 역사에 새로운 장"

입력 : 2016-02-22 오후 6:39:58
컴퓨터 인공지능(AI) 기술이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를 이길 수 있을까.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기술인 구글의 '알파고'(AlphaGo)'와 세계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오는 3월 펼쳐짐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구글은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을 갖고, 3월9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세돌-알파고 대국 관련 세부 진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세돌 9단은 승리를 자신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자신의 기력을 따라오지 못한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 9단은 "제가 이기는 5:0아니면 4:1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지난해 10월 판 후이 2단과의 대국을 봤을 때 저와 경기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4개월 조금 넘는 시간동안의 업데이트로 저와 승부한다는 것은 시간적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알파고는 유럽바둑챔피언 판 후이와의 대국에서는 5전 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세돌 9단이 22일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둑은 돌을 놓는 경우의 수가 우주에 있는 원자 수보다 많아 모든 가능한 수에 대한 탐색 트리를 구성하는 '무작위 대입(brute force)' 방식으로는 승리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컴퓨터가 마스터하기에 가장 복잡한 게임 중 하나로,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도전 과제로 여겨져 왔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1월28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최초로 프로 바둑 기사와 호선으로 대국하여 승리한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를 공개한 바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바둑에서는 무작위 계산보다는 직관과 느낌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컴퓨터가 마스터하기 힘든 게임"이라며 "알파고가 스스로 활동을 통해 바둑을 배워나가는 학습방식을 통해 총 3000만회의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대국은 알파고가 더욱 많은 학습을 하도록 하는게 목표이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세돌과 알파고 간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3월9일 15일까지 총 5회 대국으로,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진행된다. 이 챌린지 우승자에게는 미화 1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며,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전 경기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오후 1시에 진행된다.
 
이번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을 따른다. 또 시간 규정에 있어서는 두 기사가 각각 2시간의 제한 시간을 갖게 되며, 2시간을 모두 사용한 이후에는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져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이제 인간처럼 경험으로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전략을 짜는 방식으로 인간에게 도전한다는 점에서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체스를 이겼던 인공지능이 좀 더 복잡한 바둑으로 인간에게 도전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이번 대국은, 승부와 상관없이, 인공지능 역사에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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