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카드포인트 활용 어디까지 해봤니"…'티끌 재테크' 인기

포인트 모아 활용하는 소비자 늘어…소득공제 위해 소액도 카드로 결제

입력 : 2016-02-23 오후 1:34:20
"들어올 데는 없고, 쓸 돈만 많아지니 폰돈이라도 아껴보자."
 
포인트를 이용해 몇 백원이라도 할인을 받아보려는 알뜰족이 있는가 하면,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 카드를 활용하는 등 합리적소비가 늘고 있다. 경기불황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모으는 것보다 아끼고 할인팁을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는 알뜰족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개별 카드사들의 포인트를 모아 한꺼번에 결제하거나, 계좌이체 수수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포인트 한데 모아 적잖은 돈 만들어
직장인 김모(40) 씨는 최근 스마트폰 앱 '노티투미(Noti to me)'에 접속하는 게 일과 중 하나가 됐다. 여러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의 광고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이 앱은 상품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10포인트씩 적립을 시켜준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를 현금화하면 특정 쇼핑몰에서 사용하거나 문화상품권 등으로 바꿀 수 있다. 김 씨는 최근 6개월 동안 이 앱을 통해 하루 평균 200포인트씩 총 3만포인트 가량 모았다. 김씨는 "요즘에는 여러 곳에서 쌓은 포인트를 합쳐서 한 번에 쓸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며 "쌓은 포인트를 모아 직접 카드값을 내거나 마트에서 물건을 살 수도 있어 은행이자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 생활을 하면서 소액의 포인트를 사용해 할인받거나, 현금을 대신해 사용하는 경우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높고, 마트나 백화점에서 일정 금액을 할인 받는 경우도 많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포인트 소진율이 90%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 한 포인트에 대한 월 최대 적립한도가 3만원에서 5만원이라면 한 달에 2만7000원에서 4만5000원은 포인트를 사용한다는 뜻이다. 직장인 이모(24)씨도 "적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포인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주로 음료를 산다거나 교통비를 지불하는 데 포인트를 쓴다"고 말했다.
 
 
포인트로 세금과 보험료까지 결제
최근에는 포인트를 가상화폐처럼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이나 보험료, 송금까지 가능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월 신용카드 납부 전용 홈페이지인 '카드로택스'를 오픈했다. 현재 신용카드 포인트로 지방세와 양도소득세 등 모든 세금을 낼 수 있고 최대 500만원까지 납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보험료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초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OK캐쉬백과 제휴를 맺고 포인트로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 가입자는 이번 새로운 멤버십을 이용해 자동차 보험 등 상품의 보험료를 OK캐쉬백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결제 상한액은 10만원(10만 포인트)이며, 처음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에게는 1000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신한생명도 지난해 말 '신한 Smart 인터넷보험 스마트폰 보험가입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마이신한포인트로 보험료를 자동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료를 포인트로 결제한 이씨는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소액이라도 적극 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업권별로 제휴도 활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사, 고객 유치위해 통합포인트 적극 활용
금융권도 업내에서만 활용됐던 포인트제도를 은행과 보험사 등 전 계열사로 확대하는 추세다. 아울러 마트나 백화점 등 다른 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사용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를 도입한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수 240만명을 달성했다. 은행과 카드, 생명 등 6개 계열사에서 쌓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이용자에게 가장 유용한 점은 OK캐쉬백과 SSG Money(신세계 포인트) 등 제휴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제휴사 포인트를 모은 뒤 해당 제휴사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하는 데 그쳤지만, 하나포인트로 교환할 때 현금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간편 송금 서비스를 통해 친구에게 현금처럼 보내줄 수 있어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통합 포인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현금으로 활용 가능한 단계는 아니다. 우리은행은 카드 포인트뿐만 아니라 은행, 쇼핑, 주유 포인트 등을 모두 적립해 은행 거래나 제휴사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우리 모아 포인트' 제도를 운용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채움 포인트' 운영을 통해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과 마트 등 NH농협에서 제공되는 포인트를 합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한 임원은 "금리만으로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기 어렵게 된 금융사들이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수단으로 포인트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액 카드결제로 13월의 월급 챙겨
알뜰 소비족들은 소액이나마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소득공제를 위해 카드결제도 적극 배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카드 사용액에 따라 연말정산 때 13월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적은 돈도 카드로 결제하거나 체크카드로 갈아탄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카드 결제 금액은 4만6533원으로 전년 대비 4.60% 감소했다. 반면 전체 카드 승인 금액과 건수는 각각 636조8100억원, 136억8500만건으로 10.1%, 15.3% 늘어 소액 결제가 늘어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체크카드 소득 공제율이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 확대되면서 평균 승인금액 비중은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포인트를 잘 활용하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를 합리적으로 사용해 돈을 줄이려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절세 동기와 지불 편의성 등을 고려해 건당 소비금액마다 어느 정도 배분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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