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CES(세계가전박람회)에 이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도 화웨이를 앞세운 중국의 바람은 거셌다. 기술력보다는 규모면에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반면 소니를 제외한 일본 기업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 메인 무대인 3번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만큼 위상이 축소됐다.
23일(현지시간) MWC 주최 측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로 불리는 이번 전시회에 중국 기업만 171곳이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대만 등을 포함한 중화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227곳에 달한다. 그중 화웨이는 전시 기간 내내 주목을 받았다. 참가기업 가운데 가장 큰 4000㎡ 규모의 대형 전시부스를 꾸렸다. 삼성전자 맞은편에 자리하며 정면대결을 택한 데다, 육안상으로도 삼성보다 더 많은 관람객을 끌여들였다.
화웨이는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의 영토 확장 의지를 밝히며 5년 이내에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궈 핑 부회장은 "미국인들은 덜 뛰어난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더 비싼 돈을 내야 한다"며 "만약 미국이 화웨이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ZTE·레노버·TCL 등 다른 중국 기업들 전시관도 화웨이 못지않았다. 세계 3위 통신장비업체인 ZTE는 3번홀에 전시장을 꾸리고 5G 통신기술과 최신 스마트폰인 '액손 맥스'(AXON MAX), 웨어러블 기기 등을 내세웠다. 24일 공개되는 샤오미의 프리미엄폰 MI5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MI5는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20, 풀메탈 바디, 1600만화소 후방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도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륙의 실수'는 스페인에도 이어진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소니를 제외하고는 3번홀에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소니만 광학기술을 앞세운 신제품 '엑스페리아X 시리즈'를 공개하며 예전 위상 회복에 힘썼다. 이외에 눈에 띄는 신제품을 발표한 기업은 없었다. 히타치는 6번홀에서 빅데이터 분석·네트워크서비스 모니터링 장비를 전시했으며, 파나소닉도 스마트홈 관련 기기를 선보이는 데 그쳤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기술력을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긴장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6 3번홀에 위치한 화웨이 부스. 사진/김민성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