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사무실을 꾸리고 서버를 설치한 뒤 이른바 '본사-대리점' 방식으로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는 폭력조직 답십리파 조직원 이모(42)씨를 포함해 정모(39)씨, 다른 이모(43)씨를 국민체육진흥법위반(도박개장등)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1월쯤까지 중국 다롄·광저우 등지에 있는 사무실에서 사설 인터넷 스포츠토토 사이트 본사·대리점을 만들어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종업원 3명을 고용해 2011년 2월부터 사이트를 통해 가입회원들을 모집하고 114억여원을 자금정산 계좌 7곳 등으로 송금 받아 스포츠토토 사이트 본사 '토미'를 운영했다.
정씨는 송금 받은 돈을 게임머니로 지급하고 회원들이 농구·축구·아이스하키 등 경기에 5000원에서 100만원까지 베팅하게 한 뒤 배당률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했다.
답십리파 이씨는 종업원 20명을 고용해 2013년 2월부터 중국 다롄에서 정씨와 같은 수법으로 회원들로부터 70억여원을 송금 받아 스포츠토토 사이트 본사인 '지리그'를 운영했다.
다른 이씨는 종업원 3명을 고용해 2012년 9월부터 44억여원을 돈을 받아 회원들에게 도박 공간을 제공했다.
한편 답십리파 이씨는 2014년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리고 66회에 걸쳐 3억 7550만원을 이자를 물려 빌려주는 등 불법 대부업을 한 혐의도 있다.
이씨 등은 '본사-대리점'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가입회원·규모가 대규모인 유명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본사)는 매월 일정 사용료를 지급하는 일명 '대리점'을 모집하고, 대리점은 본사의 스포츠토토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고, 접속 화면(일명 '그림판')만 다른 별도 사이트 주소를 받게 되는 식이다.
본사는 대리점으로부터 매월 일정 사용료 명목으로 500만원에서 1000만원을 받았다. 대리점은 종업원 등을 관리할 필요 없이 영업수익(스포츠토토 수익 - 사용료)을 챙겼다. 답십리파 이씨는 한 달 최대 2억가량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본사-대리점' 방식은 폭력조직이 중간에서 이권을 장악해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답십리파 이씨가 막대한 영업수익과 가입회원 등이 걸린 '본사-대리점' 관계를 관리·통제했다. 대리점 운영권 부여 여부도 이씨가 결정했다.
또 자금상황에 따라 수시로 '본사-대리점'의 운영권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내 사무실 관리자도 쉽게 바뀌고, 운영자들은 일종의 부업처럼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익을 챙겼다.
이씨 등이 운영한 도박사이트 화면. 사진/서울중앙지검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