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MBN 특임이사가 이혼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자녀의 양육권을 인정받고 위자료 5000만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씨가 남편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액은 13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감액됐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이은애)는 23일 김씨가 남편 강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소송의 항소심에서 "강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심과 마찬가지로 강씨가 위자료 5000만원을 배상하고 자녀의 양육권도 김씨에게 있다"고 선고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강씨는 두 자녀의 면접교섭권을 부여받았다.
재판부는 "혼인 기간 중 강씨의 외도와 폭력으로 두 사람은 별거하게 됐고 결국 파탄에 이르렀다"며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은 강씨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가 강씨에게 지급할 재산분할액을 13억1500만원에서 10억2000만원으로 감액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 비율을 김씨 45%, 강씨 55%로 정하고,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한 맨션도 강씨의 어머니 재산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새롭게 두 사람의 퇴직금이 분할 대상에 추가돼 재산분할액이 재산정된 것이다. 여기에 두 사람이 분할 재산에 기여한 정도와 혼인생활의 과정 및 파탄 경위 등이 함께 고려됐다.
앞서, MBC 앵커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 2004년 강씨와 결혼 후 1남1녀를 뒀다. 그러나 김씨는 결혼 9년 만인 2013년 강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과 함께 두 자녀의 양육권 확보를 위한 양육자 지정 소송을 냈다. 남편 강씨는 부부싸움을 하던 중 김씨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2014년 10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씨의 이혼 소송을 심리한 1심은 지난해 1월 "강씨가 한 차례 이혼한 과거를 속이고 김씨와 결혼하는 등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인정된다"며 강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의 배상을 선고했다. 또 김씨에게 양육권이 있으며 강씨가 두 자녀의 양육비로 매달 200만원씩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김씨는 강씨에게 자신의 전 재산 27억여원 중 절반에 이르는 13억1500만원 상당을 분할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두 사람 사이에 작성한 '공증각서'에 따라 김씨가 모든 재산을 관리해왔다는 걸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김씨 명의로 된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강씨와 김씨는 항소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