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한 때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합병 시너지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 부문의 실적 호조와 지속적인 자구노력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물론, 올 한 해 수익성 증가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확대되는 순손실이 옥에 티로 남는다.
코오롱글로벌은 잠정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IFRS 연결 기준 2015년 매출액 3조294억원, 영업이익 421억원, 당기순손실 2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102%, 738%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실은 적자전환 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의 일등공신은 건설 부문이다. 한 때 부진한 실적으로 윤창운 사장의 리더십에 우려를 더하기도 했지만 상황이 역전됐다. 건설사업 부문은 2013년 매출 1조4507억원에서 2014년 1조973억원, 2015년 3분기까지 8232억원으로 줄었다.
일단 작년 분양시장 호황으로 주택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서울 성북구·강남구, 경북 구미시, 대구 동구, 경남 거제시에서 5개 단지 총 2045가구를 공급, 전체 42.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27개 타입 중 23개가 1순위에서 마감됐고, 특히 6월에 선보인 '안심역 코오롱하늘채'의 경우 전용 84㎡(275가구)에 6만82명이 몰리면서 218대 1이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남기기도 했다.
신규수주는 2011년부터 3년간 80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2014년 1조3113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2조727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해외수주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013년 4250억달러에서 2014년 1조9024억달러로 447% 급증하더니 작년에는 2조1099억달러로 다시 110% 증가했다.
백광재
교보증권(030610) 책임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주택사업에서 주로 조합 중심의 단순 도급사업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미분양 리스크가 적고, 해외사업 역시 동남아시아 수처리시설 위주이기 때문에 유가 등 글로벌 악재에 둔감하다"고 평가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003470) 팀장은 "원가율이 좋은 민간부문과 환경부문을 중심으로 수주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도 높다"며 "무엇보다 국내 토목, 건축, 주택이 건설 부문 매출 대부분을 차지해 미청구공사에 대한 노출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코오롱글로벌의 미청구공사액은 최근 3년간 2000억원대 초중반에서 유지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도 확연하다. 2014년 말부터 김천에너지서비스, 덕평랜드 등 비핵심 자산 지분 매각을 통해 차입금 축소 노력을 이어갔다. 2012년 7133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작년 말 절반 수준(3559억원)으로 낮췄고, 같은 기간 금융비용도 584억원에서 378억원으로 35%가량 줄였다. 영업이익 증가와 금융비용 감소로 이자보상배율은 1.26으로 2분기 연속 1.0 이상을 기록했다.
백광재 책임연구원은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문 부실 정리 및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되고 있는데다 대외 악재에 비탄력적인 사업구성과 신규수주 회복에 따른 양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뿐만 아니라 상반기 BMW 3·5시리즈 신차 출시 효과에 따른 성장성과 이익가시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어지고 있는 순손실은 '옥에 티'로 꼽힌다. 작년 2분기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3분기 102억원, 4분기 462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부천터미널 상가와 오피스텔 미분양 물량 등 사업장 손실 약 400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했다. 2011년 말 합병부터 계속돼 온 손실처리가 마무리된 것"이라며 "신규수주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가면 본격적인 매출 증가와 수익성이 증가해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건설 부문으로 합병 시너지 효과가 적었던 코오롱글로벌이 올 해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인천 송도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