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법원, 동성애자 자녀 입양 금지 결정

입력 : 2016-02-25 오전 10:58:14
이탈리아 대법원이 동성애 부부 가운데 1명이 이미 입양한 자녀를 다른 동성애 배우자가 입양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정부 역시 이들의 자녀 입양 관련 조항을 제외한 동성애자 결혼 허용법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어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동성애자 권리 보호에 대한
시위가고 격화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법원은 동성애 부부 중 한 명이 이미 미국에서 입양한 다른 동성애 배우자가 입양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노라벡과 리즈 조페 레즈비언 부부는 지난 2013년 미국에서 결혼한 이후 이탈리아 볼로냐로 건너왔다. 이탈리아 시민권이 있었던 벡은 가족들과 이탈리아 시민권 취득을 신청했으나 벡의 11살 아들에게만 허용됐으며 그의 아내인 조페와 조페의 12살 딸은 시민권을 받지 못했다.
 
벡 부부는 친자가 아닌 자녀를 이미 미국에서 입양한 경우 이탈리아에서는 자녀에 대한 법적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벡은 아내 조페가 입양한 딸에 대한 법적 권리를 취득하기 위해 한 쪽 배우자가 입양한 아들을 자신도 입양할 수 있도록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볼로냐 항소법원에서 패하게 됐고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벡 부부의 소송이 볼로냐 항소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패하게 되자 이탈리아 사회 내 동성애자 입양 관련 문제를 놓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서방국 가운데 유일하게 동성애자 결혼이 금지된 국가로 최근 이탈리아 정부는동성 결혼 허용 관련법의 의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법안 통과를 놓고 반대의 벽에 부딪치자 마테오 렌치 총리는 순조로운 법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동성애자 자녀 입양 허용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동성애자 자녀 입양 관련 조항이 제외된 개정 법안을 놓고 25일 상원을 거쳐 주말에 최종 투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의 뜨거운 쟁점인 이탈리아 내에서 동성애자 결혼 허용의 개정 법안을 두고 찬반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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