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고령사회가 도래하면 사회 곳곳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세계 유례가 없는 고령화가 우리 사회에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자산 운용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과도하게 위기감을 가지고 좌절하는 우를 범하기보다는 많은 지식과 예측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해피투모로우에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실적인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은퇴설계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되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편집자)
최근 국내 경기가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라는 '3저 현상'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발생한 것이지만 고령화로 인해 중·장년층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침체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노인(65세 이상) 인구는 12.7%이며 7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 부머들은 대거 은퇴를 맞이하고 있다. 근로소득이 끊어지거나 줄어드는 노인들이나 은퇴한 베이비 부머들은 씀씀이를 줄이게 된다. 그래서 인구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이 호주머니를 닫게 되면서 자영업과 같은 서민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계속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가 고령화시대를 맞아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해서 노후자금을 운용하고, 나아가 창업과 같은 노후대책을 모색하는 데 참고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경제 트렌드 변화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고 특징적인 면도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 중심 자산 운용, 중장년 자산 감소 초래
먼저 주목해야할 트렌드는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의 장기 인구 추계에 의하면 현재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약 5000만 명이며, 2030년에는 5200만 명으로 최고점에 달하게 된다. 2031년부터 2060년까지는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기 시작해서 44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면 내수 감소로 국내 경제 규모가 줄어들게 되는데 경제의 저성장으로 연결되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인구감소는 부동산 가격의 침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현재 은퇴를 맞이하고 있는 중장년들의 자산 구조를 보면,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약 78%(통계청, 2014년 가계금융 조사)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동향이 중·장년의 노후자산에 큰 영향을 주게 되어 있는 구조인 것이다. 향후 노인인구가 크게 늘어나면 부동산을 팔 사람은 많아지는데, 살 사람은 적어지므로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중·장년들의 부동산 중심 자산 운용은 자산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도 저조한 경제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은 세계적인 고성장 국가였지만, 최근 몇 년간 연간 3%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3%이며, 시중은행 금리는 2%에 못 미칠 정도로 낮아져서 저성장·저물가·저금리시대가 고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몇 년 전의 일본처럼 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디플레이션이 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올 지경이다.
초저금리시대, 수익형 부동산에 돈 몰려
초저금리시대가 지속되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투자를 꺼리던 투자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초저금리 시대에 따른 대출 부담 완화로 인해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로 관심을 돌리고 것이다.
실제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일제히 내리면서 주요 예·적금 금리는 연 1%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국내외 금융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부진과 저물가 및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연내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저금리기조가 유지되면서 투자자들의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상가 등 실질금리를 얻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나 역과 인접한 역세권상가나 대단지의 배후세대를 둔 단지내상가등은 역 이용객들과 입주민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여 수익률 높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의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6%대를 유지하고 있어 일반 상가들의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가는 은행예금 금리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초보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최근 정부의 부동산정책 발표로 시장 여건도 좋아지고 있어 배후수요와 교통여건이 좋은 상가로 선별투자를 한다면 저금리 기조시대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용 가능성지수', 행복한 노후의 자산
이러한 어려운 시대에 사회에서 비록 은퇴를 하더라도 계속적인 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은퇴 준비는 은퇴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처럼 퇴직당할 때까지 기다릴 게아니라 혈기왕성한 30~40대에 틈틈이 공부와 자격증 취득 등으로 제2의 직장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내가 키운 스펙을 알아주고 나를 채용해 줄 정보를 꾸준히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또한 중요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자신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고용 가능성지수(Employability Quotient)’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한다. 감성지수(EQ: Emotional Quotient)와 함께 고용 가능성지수, EQ를 높여야 보다 편안하면서도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이기적 또는 자기중심적이어야 할 필요도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1998년 89.9%에서 2010년 36%로 급속하게 낮아지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니라 자녀의 교육과 결혼에 대한 시각을 자기중심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과 용돈까지 부모가 다 부담하려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자식에게 대한 과도한 보호 또는 상속이나 증여보다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준비하고 자신이 책임지는 자기중심적 사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은퇴 설계 시 가장 먼저 새겨야 할 일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은퇴 시기는 평균 53~54세로 주요국 중에서 가장 이른 반면 평균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준비를 일찍 할수록 복리 효과 등을 통해 보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정신적 여유와 안정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이 베이비붐 세대들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