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4세 경영이 시작된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조카인 박정원 (주)두산 지주 부문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기면서 형제경영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 박두병 두산 창업주의 맏손자다.
두산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이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고 밝혔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그룹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 년간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 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하는 등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직을 맡아 두산인프라코어 턴어라운드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두산 인재 양성 강화 등을 위하 설립된 DLI(Doosan Leadership Institute)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도 이어간다.
박정원 회장은 그 동안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의장이 그룹회장직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주주총회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회장에 정식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정원 회장은 지난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취임해 수익사업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이상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