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 올림픽 출전까지 여전히 '가시밭길'

국제수영연맹 징계 풀렸어도 3년간 국가대표 '불가'

입력 : 2016-03-03 오후 2:17:03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받은 박태환(27)의 징계가 풀렸으나 여전히 그의 올림픽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내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3년이 더 지나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자격이 복원된다. 해당 규정 손질을 고심했던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도 각각 '통합 난항'과 '검찰 수사'라는 암초에 걸린 상태다.
 
'네비도' 주사를 투여한 혐의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이 3일 선수 신분을 회복했다. 네비도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금지 약물이다. 박태환은 지난 2014년 7월2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를 맞았으며 두 달 뒤인 9월3일 FINA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당시 FINA는 이를 바탕으로 18개월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으며 박태환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 6개도 박탈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6월부터 올림픽수영장에서 '노민상 꿈나무 수영교실' 회원으로 등록해 경기 감각 유지에 힘썼다. 일본 훈련까지 가는 등 오는 8월 리우(브라질) 올림픽 출전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의 스승인 노민상 감독은 "몸 상태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면서 경기력엔 문제가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가운데 서울중앙지법은 박태환이 고의로 네비도 주사를 맞지는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박태환의 국가대표 복귀는 멀기만 하다. FINA의 징계와 별개로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4년 7월15일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 6항을 만들어 '국내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와 경기단체에서 금지 약물 복용으로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징계 만료부터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 자격을 회복할 수 있다.
 
이를 박태환의 사례에 대입하면 2019년이 돼야 그가 국가대표 선발에 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9년이면 박태환의 나이가 서른이 되는데 그 때는 사실상 은퇴밖엔 길이 없다는 주장이 수영계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체육계 안팎에선 이 규정을 두고 '이중 처벌' 논란이 일었다. 수영계와 대한체육회가 이를 수정할 것이란 소문도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최근엔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은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도 바쁜 상황이다.
 
체육단체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여전히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의견 조율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속히 통합돼 정관과 규정을 손질해야 하는데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대한수영연맹은 고위층이 전지 훈련비를 빼돌리고 뇌물을 받는 등 비위 행위가 잇따라 터지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태환 복귀를 전면에서 주장하던 노민상 감독 또한 수영연맹 전무에 대한 상납 혐의를 받아 소환 조사에 응했다. 이 때문에 박태환 복귀를 위한 규정 손질에 힘이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박태환 하나만을 위해 국가대표 규정 자체를 바꾸느냐"는 여론의 비판도 여전하다.
 
대한체육회 측은 통합체육회 출범 이후 규정을 다시 살피겠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밝혔다. 통합체육회 법정시한은 오는 27일이다. 박태환은 오는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전망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박태환(오른쪽)과 노민상 감독. 사진은 지난해 12월12일 일본 훈련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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