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일정 놓고도 계파간 불협화음

비박 “다음주에도 시작 가능”…친박, 전략공천 하려면 미뤄야

입력 : 2016-03-03 오후 3:43:22
20대 총선 당내 경선 일정을 놓고 새누리당 내 계파간 알력싸움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는 100% 상향식 공천 정신에 맞게 대부분 지역에서 경선이 차질 없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는 경선 일정 확보가 어려워야 전략공천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좀 더 느긋해 보인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은 3일 최고위원회의 당무보고에서 “기존 선거구와 마찬가지로 면접과 자격심사 결과를 토대로 경선대상자들을 확정한다”며 “다음주 중반부터는 선거구 미변경 지역을 시작으로 실제 경선에 돌입해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9~10일 경선 시작설을 공식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일정 발표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의견과 크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사무총장이 경선 돌입시기를 다음주 중반으로 거론한 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중요한 것이 아직 결정이 안됐다”면서 “경선 참여자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의견차가 있을 경우 저는 100% 여론조사 경선으로 하자는 것이고, 일부 공관위원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에도 기자들과 만나 10일 경선 시작설에 대해 “(그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시작해야 하는 것과 시작하는 것은 다르다”며 경선 일정이 더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공관위원들 사이에서 경선 일정에 대해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계파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무성 대표 등 비박계는 상향식 공천 명분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수를 써서라도 경선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
 
그러나 이 위원장 등 친박계는 경선 일정 확보가 어려워야 전략공천에 대한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급할 것이 없다. 물리적인 경선 일정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전략공천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선 시작 일정 뿐 아니라 경선 지역과 경선 대상자 발표일도 계파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공관위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지역 1차 발표 시기를 묻는 질문에 “합의만 된다면 1차 발표도 이번 주말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친박계로 분류되는 박종희 제1사무부총장은 “간단한 것은 결정했지만 복잡한 문제들이 많은 곳은 그냥 넘기고 해서 아직 한 바퀴도 다 못 돌았다”며 “부산까지만 검토하고 울산이나 대구 이런 곳은 아직 못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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