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력평가의 의미는 세 가지로 집약된다. 먼저 새롭게 바뀐 수능 체제에 대해 적응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한국사는 올해 처음으로 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절대평가로 치러지고 대입에서 다소 영향력은 적더라도 수시와 정시에서 대학별 반영방법에 따라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이번 3월 학력평가를 통해서 이후의 학습 비중과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한국사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출제범위나 유형의 변화 등을 세밀히 분석해서 이후의 학습 계획에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자신의 학습 수준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시험이다. 3월 학력평가 출제범위는 고1, 2학년 교육과정이다. 2년간 학교에서 배운 학습 내용이 얼마만큼 자신의 것이 돼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어느 영역이 부족한지도 확인할 수 있다. 결과가 다소 예상보다 낮게 나오더라도 본인의 취약점을 잘 분석하고 학습계획을 세워서 실전에서 성공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잊어선 안 된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대입 지원의 1차 기준점이 되는 것은 바로 수능 성적이다. 물론 수시 원서 접수 시기에는 수능성적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간의 모의고사 성적이 기준이 된다"며 "따라서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으로 전국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위치를 파악했다면 자신의 성적과 상위누적 백분위(전국 석차)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모집단위가 상위누적 백분위로 5%대에 위치했다면 모의고사 성적을 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학습전략을 세우고 수시·정시 지원 포트폴리오를 구상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능형 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기를 수 있다. 수능시험은 자신의 실력을 고스란히 점수로 보여주기 어려운 시험이다. 당일 긴장감과 체력, 시간 안배, 시험장의 분위기 등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력 이상의 성적을 받으며 좋겠지만 자신의 실력만큼의 성적을 받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긴장감, 실수 등으로 자신의 실력보다 낮은 성적을 받는 학생이 대다수다. 이젠 학습뿐만이 아니라 진짜 수험생 훈련을 시작할 때이다.

 

특히 고3이라면 모의고사를 통해 수능시험 당일의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시험 당일 긴장감 때문에 알던 문제도 틀리는 학생이라면 지속적인 마인드컨트롤을 통해 긴장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또 시험마다 일부 영역에서 시간이 부족해 몇 개의 문제를 풀어보지도 못하고 답안을 제출해야 했다면 이에 대한 대비 훈련을 해야 한다.

 

이번 학력평가는 수능과 동일한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고 마킹까지 끝내기 위한 시간 안배 감각을 기를 수 있다. 3월 학력평가를 시작으로 이후에 치러지는 모의고사에서도 이 훈련은 계속 될 것이다. 가능하다면 3월 학력평가를 치르기 전 실제 시험 진행 방식과 동일한 순서로 시간을 재면서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3월 학력평가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먼저 학력평가 시험범위는 국어는 고 1, 2학년 전 범위, 수학 가형은 미적분II 전 범위, 확률과 통계에서 순열과 조합까지, 나형은 수학II 전 범위, 미적분I의 수열의 극한까지이다. 영어는 국어와 마찬가지로 고1, 2 전 범위에서 출제되고, 사회탐구 9개 과목은 전 범위에서, 과학탐구는 I과목 전 범위에서 출제된다.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는 전 범위에서 출제된다.

 

시험범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고1, 2학년 때 이미 배운 내용이다. 따라서 복습은 교과서 기본 개념과 함께 기출문제를 분석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3월 학력평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급한 마음에 무작정 많은 문제를 풀려는 학생들이 있는데 지금 시기에서는 부족한 개념을 정리해가는 학습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기존의 교재를 가지고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자신이 잘 모르는 개념, 반복적으로 틀리고 있는 개념 등을 확인하고 확실히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념정리가 어느 정도 됐다면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를 풀어보자. 이제 막 고3에 올라간 수험생들에게는 수능형 문제보다는 내신형 문제가 더 익숙할 것이다. 때문에 수능형 문제를 미리 경험해 보지 않으면 시험지를 받아 보는 순간 당황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3년간의 출제범위 내의 수능, 학력평가, 모의평가의 기출문제를 통해 개념이 문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파악하고, 새로운 문제 유형 등에 익숙해 질 필요가 있다.

 

이번 학력평가 시험을 마친 후 틀린 문제를 다시 자신의 손으로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모르면 책을 참고해서라도 다시 풀면서 내가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답이 아닌 이유와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답인 이유를 적어보자. 어느 부분이 부족해서 틀렸는지 분석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1~3등급 대의 성적대의 학생은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을 권했다. 또 "4등급 이하의 틀린 문제가 많은 학생이라면 틀린 문제의 개념을 확인하고, 틀린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노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력평가의 난이도는 전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첫 학력평가이기 때문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모의평가, 수능보다 쉽다, 어렵다고 말하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단, 졸업생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모의평가보다는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는 개연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