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뒤 예비 수험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전 계열 모두 변별력 확보를 위해 어려운 문제가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7년 수능은 그동안 예견됐던 ‘물수능(쉬운 수능)’과는 다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그동안 ‘물수능’을 염두에 두고 대비했던 2017학년도 예비 수능생들은 보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16학년도 수능경향을 통해2017학년도 수능 학습전략을 알아봤다.
2016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의 우대체로기출 체제를 유지해 출제했으나, 일부 구성과문항 유형에 다소 변화를 줬다. A·B형 모두 화법과 작문, 문학은 평이하게 문법과 독서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A형경우 문법과독서 영역에서 까다로운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최근 수능에서 어려운 문제는 많이 출제되지 않는 반면 전반적으로 지문의 정보량이많고 고차원적인 사고를 요하는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때문에 시간 안배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소장에 따르면 수능의 대부분 문제는 재활용된다. 교과서의 내용을 구성하는 이론적 토대에 의거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문학은 작품을 변형할 수는 없기 때문에 EBS에 수록된 작품을 그대로 출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비문학은 EBS 교재에서 글의 중심 소재인 제재가 연계되기는 하지만 지문을 그대로 쓰지 않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의 경우 EBS에 나왔던 부분 외 다른 곳을 발췌해 문제를 변형한다. EBS 교재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기출 문제에서도 중요 내용은 재출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기출 문제도 유사 유형의 문제들이 변형돼 출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소한 두 번 이상은 풀어봐야 도움이 된다.
이 소장은 “화법·작문·문법의경우, 문제 유형이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수능 기출 문제와 모의평가 문제, EBS 문제만 확실하게 익혀도 대비가 충분하다”며 “비문학의 경우 EBS 수록 지문 제재와 관련된 핵개념을 정리하고, 문학은 기출문제나 EBS 수록 작품을 분석하면서 감상 능력 배양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수능이 어렵지 않게 출제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보면 문법 문제가 등급을 판가름 할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문법의 중요 개념을정리하고 암기하는 학습이 필수적이다. 문법영역은 개념을 기계적으로 단순히 암하기보다는 용례와 함께 익혀야 한다. 지식이 아무리 견고하게 쌓인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훈련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념을 중요시하는 것큼이나 문제 풀이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수학영역은 A·B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A형에서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고난도 문항은 상용로그의 성질에 대한 이해를 묻는 30번 문항이었는데, 기존의 유형과 다른 신유형 문항으로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도 문항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B형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으나, 중간 난이도 문항 중에서 다소 까다롭게 출제된 문항이있어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다소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7 수능 수학영역은 새로운 교육과정으로실시되는 첫 번째 시험이다. 교육과정이 달라짐에 따라 지금까지의 수능과 비교했을 때 내용영역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겠지만, 문항의 유형은 최근의 수능의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교과서나 기본 개념서를 통해 개념 공부를 충실히 마쳤다면, 과목별또는 유형별로 정리된 기출문제집을 이용해 기출 문제를 분석하고, 기출 문제와 유사한 문항들을 충분히 다뤄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기출 문제의 유형을 익힐 수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유형의 문항이 출제됐을 때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다. 수학 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 과목 간의 위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단계적인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수학 능력을 갖추고 있지않으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져 풀 수있는 문항이 거의 없게 된다. 따라서 각 단의 기본적인 성질이나 관련 공식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평소 자주 틀리는 유형의 문항과 관련된 단원은 그 내용과 관련 공식을 따로 정리해 두고 주기적으로 공부해 익히도록 해야 한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단원이나 내용이 있다면 그 부분부터 해결한 후 진도를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다.2016 수능 역시 EBS 수능 교재에서 70% 연계됐다.
2017 수능도 EBS 수능 교재와의 연계율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된 문항들은 보통 숫자나 형태를 바꿔 출제되므로 EBS 수능 교재를 풀어본 학생이라면 연계된 문항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쉽게 찾을 수 있어 답을 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EBS 수능 교재를학습하는 과정에서 추론 능력, 사고력 등이 함양되므로 상위권 변별을 위해 출제된 고난도문항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단, EBS 수능 교재를 풀기 전에 교과서 개념들에 대한 이해가선행돼야 하며, 상위권 학생들은 EBS 수능 교재 외에 다른 교재도 함께 풀어봐야 한다.
이번 201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은 지난해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일부 까다로운 고난도 문제가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문제를 출제했으며, EBS교재에서 73.3%(33문항)이 연계돼 출제됐다.
대의 파악과 세부 사항을 묻는 문항의 경우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하되, 단어 및 문장이 쉬운 지문으로 문제를 출제했다.
2017 수능에서도 EBS 교재와 강의에서 70% 정도 연계돼 출제될 전망이므로, 수험생들은 반드시 수능 전까지 EBS 연계 교재를 전부 학습해야 한다.
이소장은 “EBS에서 연계되지 않은 30%에서 고난도 문항이 다수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EBS 연계 교재를 학습해 실전에서 유사 지문이 나올 경우 예전에 정리해 둔 내용이 즉각연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당 문항이 실제 시험에서 어떤식으로 변형 출제될 것인지 예상해 두는 것도필요하다. 변형 출제될 경우를 대비해 EBS의모든 지문의 어휘, 어법을 정리하고 주제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의 파악 문제와 세부정보 파악 문제에서는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 간접 연계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와 관련된 배경 지식을 정리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소장은 “2017 수능까지 일 년 동안의 학습 계획을 효과적으로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어휘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만큼 앞으로 남은 일 년동안 어휘 학습 계획을 수립해 실행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확인하며 정답을 맞춰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