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최고금리 인하에 카드사가 '화들짝'

30% 안팎 연체이자율 27.9%로 부랴부랴 낮춰

입력 : 2016-03-07 오후 5:20:33
법정 최고 금리가 연 34.9%에서 27.9%로 낮아지자 대부업체뿐 아니라 카드사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연체이자를 30% 이상 받았는데 이제는 27.9%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겨냥한 법정 최고 금리 인하에 카드사들이 연체 이자를 낮추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동안 신용카드사들은 대부업체와 비슷한 수준인 30%에 육박하는 연체이자율을 적용해오다가 대부업법 시행으로 법정 최고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연체 이자율을 서둘러 내리고 있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그동안 BC카드를 제외한 국내 7개 카드사의 연체이자율 최고 수준은 29.0% 내외로 KB국민카드의 연체이자율은 최고 29.3%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으며 신한카드는 29.2%로 두 번째로 높았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의 연체이자율은 최고 29.0%였고, 가장 낮은 삼성카드도 28.9%였다.
 
문제는 지난 3일 법정 최고 대출금리가 27.9%로 떨어지면서 카드사들도 연체이자율 최고 수준을 27.9%로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고, 같은 날 전격적으로 법 시행까지 되는 바람에 공식적으로 연체이자율만 낮추고 전산 적용은 끝내지 못한 업체도 있다.
 
통상 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국무회의 등 행정 절차가 있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며칠의 시간이 걸리지만, 대부업법 개정안은 이례적으로 국회를 통과한 날 국무회의를 열고 바로 공포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보통 법안이 통과돼도 시행까지는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해 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이자율은 개정 이후에 시행된 거래가 연체로 이어져야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다음 달에나 바뀐 금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연체이자율 외에도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금리도 낮출 움직임을 보인다.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금리가 대부분 이번에 인하된 법정 최고 대출금리에 근접해 있어 대부업체들과 거의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현금서비스와 현금서비스 리볼빙 이자율은 27.9%로 바뀐 법정 최고 대출금리와 같았다. 이 때문에 하나카드는 지난 3일 현금서비스와 현금서비스 리볼빙 이자율을 각각 26.9%로 1.0%포인트 낮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이자는 연체에 따른 징벌적 성격이 강해 그동안 고금리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법정 한도가 낮아지면서 연체이자율도 강제로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고 금리 인하에 따라 카드사들도 연체이자를 27.9%로 내리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사진/각사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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