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cm미만 성장 아이, 저신장 의심해야

성장판 닫히기 전 치료 필요…질병·유전 원인은 다양

입력 : 2016-03-09 오전 6:00:00
신학기를 맞아 자녀의 키를 두고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잖다. 또래보다 작은 키에 혹시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걱정이 앞선다. 삼성서울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소아 성장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저신장이란 신장이 같은 연령 및 성별에 따른 표준치에서 300분위 수 이하를 말한다. 즉 같은 성별과 같은 생일의 아이들 100명 중에서 3번째 이내로 키가 작은 경우가 저성장에 해당된다. 연간 성장 속도가 4cm 미만인 경우도 포함된다. 반에서 지속적으로 키 번호가 1, 2번이거나, 같은 사이즈의 옷을 2년 이상 입고 있는 경우, 출생체중이 2.5kg 미만이었던 아이가 지속적으로 키가 매우 작다면 저신장을 의심해야 한다. 
 
저신장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크게는 특별한 질병이 없는 정상 변이 저신장, 유전적 질환 등에 의해 저신장을 보일 수 있는 일차성 저신장, 다른 원인에 의해서 성장속도가 감소된 이차성 저신장으로 나뉜다. 정상 변이 저성장은 특별한 질병은 없으나 키가 작은 부모님의 유전적인 영향으로 자녀의 키도 작은 것을 말한다. 일차성과 이차성 저성장은 질병이 원인이다. 
 
먼저 이차성 저신장은 영양불균형이나 성장호르몬 결핍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성장속도를 떨어뜨리는 다른 질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성조숙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춘기가 일찍 찾아옴으로써 성장판도 일찍 닫혀 결국 최종키가 작아지게 된다. 이차성 저성장은 원인을 찾아 조기에 치료하면 최종 키가 작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영양은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과도한 과식, 편식, 폭식 등 식사습관은 영양불균형을 초래해 성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칼슘, 철, 아연은 필수 성장 영양소다. 이들 성분이 부족하면 성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음식물 흡수 장애가 지속되면 기아 상태와 마찬가지로 성장에 영향을 준다. 성장 장애를 나타내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는 염증성 장질환(크론씨병), 유당불내증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숙면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성장호르몬 분비되는 시간에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시켜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태어나면서부터 저신장의 위험이 큰 경우도 있다. 염색체 이상, 골격계 이상 등 유전적 영향이 강한 일차성 저신장의 경우가 해당된다. 터너 증후군, 프래더 윌리 증후군, 누난 증후군, 만성 신부전 등이 대표적이다. 대개 유전성 저신장으로 볼 수 있으며 진단법의 발달로 최근 발병률은 증가 추세에 있다. 
 
일차성 저신장의 경우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일 혹은 매주 자기 전에 피하주사를 통해 성장호르몬을 투여해 성장 속도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출생 시 체중이나 키가 매우 작은 상태에서 태어난 저출생 체중아의 경우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이 밖에도 뼈와 연골의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골이형성증 또한 저신장의 원인 중에 놓쳐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뼈와 연골의 성장에 문제가 있어서 저신장을 보이는 경우, 임상 증상, X-ray 소견,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골이형성증에는 400여가지의 타입이 있으며, 각 질환마다 뼈의 이상 외에도 다른 이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각각의 예후가 다양하다. 같은 질환도 유전자 돌연변이 타입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같은 가족 내에서도 증상의 정도가 다양할 수 있다. 골이형성증 중에 비교적 흔하고 많이 알려진 질환인 연골무형성증의 경우 성장 속도를 회복시키는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예전에는 치료법이 없었던 질환들에 대해서도 치료방법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저신장을 보일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을 함으로써 환자에게 조기에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키가 작은 아이들의 경우 원인을 조기에 정확하게 찾아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최종키가 심각하게 작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무엇보다 저신장의 유전적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저신장이 의심될 때는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조기에 발견해서 미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료는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충분한 기간 동안 잘 받아야 최종키에 대한 효과가 좋다"고 강조했다. 
◇성장기에 자녀의 연간 키 성장 속도가 4cm 미만이면 저신장에 해당된다. 유전적, 체질적, 환경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저신장이 발생할 수 있다. 성장판이 열려 있는 동안에 원인을 밝혀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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