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총선 의식 안 한다…"예년보다 강력하게 추진"

금융위, 올해 기업 구조조정 계획 발표
"대우조선 경영진 고발 예정"

입력 : 2016-03-09 오전 11:45:37
금융당국이 올해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4월 총선을 의식하지 않고 예년보다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부터 신용위험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평가방식을 강화해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김용범 사무처장은 9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의 올해 기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특히 '총선을 의식해서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반박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는 전년도 결산실적이 확정되는 3월 이후 주채무계열(신용공여액이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의 0.075% 이상인 계열)과 소속 기업, 대기업에 대해 6월까지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세계경제 침체 등의 상황을 감안해 신용위험 평가 대상을 확대하는 등 예년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에 대해서는 은행의 업무부담을 고려해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은 기본평가와 세부평가를 4∼6월 중 하고, 7월 초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한다. 중소기업은 7∼10월 중 기본·세부 평가를 하고, 11월 초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신용위험평가 대상 기업 범위는 확대된다. 그동안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이자보상배율 등을 고려해 평가대상을 선정했으나, 올해부터는 완전자본잠식 기업, 취약업종 기업을 평가대상에 추가한다. 평가방법도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산업·영업·경영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하위법령 입법은 4월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선박펀드의 경우 12억달러(약 1조45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논의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캠코 등 참여기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금융위는 이날 대우조선해양(042660)과 STX조선, SPP조선 등 조선사와 현대상선(011200) 등 해운사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계획대로 착실하게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현재 실사 결과에 따라 신규 자금 지원, 자본확충, 인력 구조조정 등의 정상화 방안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대우조선은 작년 영업손실이 사상 최대인 5조5000억원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작년 실사결과에서 예상됐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금융위는 판단했다.
 
그러나 특히 이같은 초대형 손실에도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경영진이나 산은을 관리하는 정부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기자들의 지적이 나오자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 주도로 전임 산업은행 회장들과 임원 등 경영진에 대해 경영 판단의 잘못과 고의성 등을 철저히 조사해 고발할 예정"이라고 김 사무처장은 말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달 2일 자산매각과 채무조정안 등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용선료 협상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한진해운(117930)은 삼일회계법인의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경영 정상화 방안이 마련되고 있으며, 확정되는대로 채권금융기관 협의 아래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한편, 이날 김 사무처장은 최근 일본 노무라증권이 내놓은 '한국의 가처분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내 가계부채 상황이 좋아졌다'는 한국 정부 주장의 근거로 사용해 "외국 증권사 보고서를 정부 공식 브리핑에 사용하는 게 옳은 일이냐"는 기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김 사무처장은 "정식이 아니라 가계부채와 관련 백그라운드 브리핑 정도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이 작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세종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조선,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5대 업종에 대한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에 대해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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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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