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의 저서 <에너지혁명 2030>를 주목하고 있다. 토니 세바의 주장은 양사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비전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9일 각 사에 따르면 양사 모두 베스트셀러인 <에너지혁명 2030>에 통해 신사업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책에서 세바 교수는 오는 2030년엔 모든 신차 시장은 전기차가 장악하며 모든 전기차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될 것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쳤다. 전기차를 '바퀴 달린 태블릿 컴퓨터'라는 새로운 정의하기도 했다.
이같은 예측에 먼저 움직인 곳은 삼성SDI(006400)다. 삼성SDI는 특히 미래 에너지 변화의 키워드를 '태양광'으로 삼아 전기차 시대를 예측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9월 조남성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공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이를 계기로 사내방송에도 소개되면서 관련 부서에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SDI 임직원들의 필독서가 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석달뒤엔 세바 교수가 직접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주요 임원과 만찬을 갖고 배터리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LG도 지난 8일 구본무 회장이 주재하는 임원세미나에서 이 책이 직접 언급됐다. 세바 교수가 미래 에너지 변화의 키워드로 ‘태양광’을 꼽았기 때문이다. 구본준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이 지난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신재생에너지 전시회 '월드 스마트 에너지 위크‘에 방문해 한화큐셀, 일본 파나소닉, 중국 트리나솔라 등의 부스를 방문해 태양광 모듈을 살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신사업이라도 일반 직원에게는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유명한 서적을 통해서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업무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토니 세바 스탠포드대학교 교수. 사진/삼성SDI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