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 PCA 생명 등 유럽 보험사들이 국내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반면, 중국의 안방보험과 미국의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한국 보험시장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모습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현재 진행 중인 알리안츠생명 본입찰에 참여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인수에 성공한 동양생명과 시너지를 위해 국내 보험사 한 곳을 더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한국 푸르덴셜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 또한 매물로 나온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국내 중견보험사인 동양생명(안방보험)과 푸르덴셜생명(푸르덴셜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인수합병(M&A)에 성공할 경우 상위권 보험사 반열에 오르게 된다. 동양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자산규모(2015년 9월 기준)는 각각 22조215억원, 14조451억원으로 국내 보험사 순위 8위, 13위 수준으로 현재 매물로 나온 회사를 인수하면 단숨에 대형사로 올라 설 수 있다.
유럽 보험사들의 국내 보험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발을 빼는 모양새지만 중국과 미국 보험사들은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중국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보험시장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금융사를 노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시장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며 "중국 보험사의 경우 현지 시장 확대를 대비해 한국 시장에서 경험을 쌓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도 해외보험사들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에 중립적인 입장이라 대주주 승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독일 알리안츠 그룹의 알리안츠생명과 영국의 PCA생명, 산업은행 계열인 KDB생명, 사모펀드인 MBK의 ING생명으로 알리안츠와 PCA는 더 이상 한국 시장의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 KDB생명은 산업은행 자회사 매각 방침에 따라 매물로 나왔으며 ING생명은 매각시한인 2년이 지나 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 중 알리안츠생명은 이미 본입찰을 실시했다. 알리안츠생명 본입찰에는 안방보험을 비롯해 IBK투자증권 사모펀드(PEF),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 등 3곳이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IBK PE와 안방보험의 2파전을 예상하고 있다. 금액면에서는 IBK PE가 1000억원 이상 높게 제시해 유리하지만, 사모펀드라는 점이 부담이다. 반면,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경험과 금융사라는 안정성이 장점이다.
미국 푸르덴셜그룹도 한국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시장에 나온 ING생명과 PCA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푸르덴셜그룹은 과거 매물로 나왔던 동양생명 인수전에 두 차례나 입찰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3년 ING 생명 매각 시에도 인수자로 물망에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라며 "중국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중국보다 몇 년 앞서 있어 매력적이며 최근 위안화의 가치하락을 해외 투자를 통해 상쇄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