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어차피 전세난은 쭉 가는겁니다

입력 : 2016-03-13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아직 집을 살 여력이 부족한 세입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전세값 인하일 것입니다. 이게 불가능 하다면 원하는 지역에 물건이라도 있다면 시름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난이라는 것이 정확히 언제 시작됐다고 정의하기 힘들지만 통계상 2009년부터 상승이 시작됐으니 그때라고 해두죠. 7년이라는 시간동안 전국 평균 전셋값이 한번도 하락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놀랍죠.
 
7년 동안 여러 정책이 나왔습니다만 전세난 잡기에 실패했죠. 그렇다면 정부 정책에 의한 인위적인 전세시장 안정이 가능할까요? 가능 여부를 떠나 이번 정부는 전세난을 해결할 의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전세난을 해결했다가는 뉴스테이가 무너질 수 있으니까요. 뉴스테이는 현 정부를 대표하는 부동산 정책이죠.
 
뉴스테이의 생존은 집값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와 전세난을 저반에 깔고 있습니다. 특히, 세입자들을 뉴스테이로 몰기 위해서는 전세난의 역할이 더 커 보입니다.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부담스러운 가격의 월세를 내고 뉴스테이에 들어갈 이유가 별로 없겠죠. 분양전환 가능성에 모험을 건다면 들어갈 수 있겠지만…집값이 오른다는데 8년이나 기다릴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최근 상황을 보면 대통령이 뉴스테이 대량 공급을 천명하는 시점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죠. 공급과잉이라는 시장 내부적인 부분도 있지만 금융규제라는 정부의 입김에 의한 탓도 있습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 만들어진 것인지,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세시장이 안정된다면 어떨까? 전세대출없이 원하는 지역에 주거비 지출을 최소화하는 전세를 구할 수 있다면 월세 주택인 뉴스테이에 과연 들어갈까요? 보증금 4억원에 월세 40만원 정도를 내는 테라스형 뉴스테이같은 고급형은 제외하겠습니다. 워낙 급이 다른 수요자들이시니.
 
앞서도 언급했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떨어져 본 적이 없습니다. 만성적인 물량 부족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 전세대책은 2013년 8월이었죠. 이후 나온 것은 주거비 부담 완화책들이었죠. 대출을 늘려 전세가 추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졌죠. 전세난 완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될 정도인데, 뉴스테이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죠. 오갈데 없는 세입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성공했으니까요.
 
연초 국가 수장께서는 대국민담화에서 말하셨죠. "어차피 전세는 가는(사라지는)겁니다"라고 말이죠. 집이 없는 국민이 원하는 전세가 간다고 하네요.
 
이어 말씀하셨죠. "금리도 낮은데 누가 전세를 하겠습니까. 뉴스테이같은 것을 확충해 나가겠다"고요.
 
세입자들이 원하는 전세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 생각은 없는 것 같죠? 전세난은 건설사 특혜품인 뉴스테이 성공에 필요 요건이죠. 그러니 어차피 전세난은 가는(이어지는)겁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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