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토건, 광주지점 설립 추진…"구조조정 포석" 반발

관리직 인력 대부분 이전…사실상 본사 이전과 같은 효과

입력 : 2016-03-14 오후 1:44:32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세운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은 남광토건(001260)이 광주지점 설립을 추진하면서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영업 등 일부 부서만 제외하고 사실상 본사 인력들을 광주로 이전하려는 사측의 움직임에 대해 노조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남광토건은 광주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동구 길동 그린타워에 본사를 두고 있는 남광토건은 영업부서 등 일부만 서울에 남기고 광주 이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대상에는 인사, 총무, 재무 등 사실상 본사 역할을 하는 인력과 조직이 포함돼 안팎에서는 사실상 본사 이전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중순경에는 희망퇴직을 접수한다는 소문과 함께 금광기업과 부서 통폐합을 통해 인력과 조직을 줄인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돌아 사측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광토건 관계자는 "광주지점 설립 및 이전은 여러 가지 경영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것"이라며 "세운건설과 금광기업 모두 본사가 전남에 모여 있는 만큼 이전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광주지점 이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족문제나 출퇴근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는 인력이 생겨날 경우 강압적인 구조조정 대신 자연스럽게 직원 수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로 이전할 당시 100명에 가까운 인력이 출퇴근 문제 등으로 회사를 떠난 것을 감안하면 인력 감축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본사를 이전할 경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지점 설립은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손쉽게 인력을 감축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남광토건의 경우 노조 가입률이 높은 편이어서 사측이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만큼 이전을 통한 자연스러운 인력감축으로 사전에 갈등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남광토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을 때 업계 일각에서는 혹독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보통 기업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임원 등 경영진의 물갈이가 뒤따르기 마련인 데다, 앞서 세운건설이 인수한 금광기업의 경우 구조조정 등 노력을 통해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올 초 실제로 남광토건 일부 임원들은 사측으로부터 구조조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말 조합원 총회를 통해 구성원들이 광주지점 설립 및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는 뜻을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총회를 통해) 이전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과 거부의사를 사측에 확인시켜 줬다"며 "사측의 입장을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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