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 자녀가 자신의 상속분을 다투기 위해 이재현(56) CJ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CJ그룹 삼남매의 이복형제 이모(52)씨는 지난해 10월 이 회장 삼남매와 이 명예회장의 아내 손복남(83) 고문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내달 1일 첫 재판이 예정돼 있다.
지난 2006년에야 이 명예회장의 친자로 인정된 이씨는 이번 소송에서 2억100원을 청구했다. 지방법원의 합의부 배당 기준인 소가 2억원을 조금 초과한 금액이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씨의 청구액은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CJ 관계자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재산이 이 명예회장 대신 아내 손 고문에게 상속돼 이번 사건은 CJ와 관련 없다"며 "CJ 측에선 일고의 가치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씨는 이 회장 삼남매가 형성한 3조원 이상의 재산이 이 명예회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이 명예회장과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 간 상속분쟁 관련 소송 자료 등을 법원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8월 84세로 사망한 이 명예회장은 채무 180억여원을 남겼다. 손 고문과 세 자녀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한정상속 승인'을 신고해 올해 1월 채무를 면제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이 같은 신고를 하지 않아 32억여원의 채무를 그대로 상속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의 영결식장에 영정사진이 보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