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관심과 우려 속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떻게 가입하고 어떤 걸 주의해야 하는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다.
잘 가입하면 세제 혜택과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ISA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중 직전연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금, 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담아 운용하는 상품이다.
가입 절차는 간단하다. 우선 근로·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근로·사업소득 지급 확인서, 소득금액증명원 또는 사업자등록증명원 중 1개를 원하는 금융기관에 제출하면 된다.
이어 창구 직원의 안내를 듣고 신탁형과 일임형 중 하나를 선택한다. 신탁형은 자신이 계좌에 넣을 상품을 직접 꼽는 것을 말한다. 본인이 알아서 주식형과 채권형, 정기예금 등의 상품을 선택해 비중을 조율할 수 있고 나중에 상품을 바꿀 수도 있다.
일임형은 관련 전문가에게 상품 선택을 맡기는 것을 뜻한다. 금융기관이 제시해 주는 모델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택하면, 기관이 ISA 편입 상품을 운용하고 매 분기 1회 이상 자산재조정도 한다.
3년 또는 5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일괄적으로 원천징수 처리되고, 세후소득은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지금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나 조만간 온라인에서도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 33곳에서 판매가 시작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KEB하나은행 영업1부를 찾은 고객이 ISA에 대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ISA는 다양한 상품을 한꺼번에 운용해 발품 팔 일이 없고 절세 효과도 탁월해 '만능통장'으로 불리기도 하나, 투자상품이 포함되는 만큼 위험성도 존재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자신의 투자성향과 기대수익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0.1~1.0% 정도의 운용수수료가 붙어서 세제 혜택을 받는다 해도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원금 손실 위험이 큰 주식형 상품은 운용수수료가 높고, 비교적 안전한 채권형은 수수료가 낮아 자신의 투자성향과 기대수익을 고려한 후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
가령,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면 채권혼합형펀드 10%, 채권형 펀드 60%, 환매조건부채권(30%) 식으로 자산을 배분할 수 있다. 반대로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면 주식혼합형펀드 50%, 채권형펀드 30%, 주가연계증권(ELS) 20% 순으로 구성한다.
한번 가입하면 3~5년 동안 의무적으로 계좌를 유지해야 해 중도 해지 시 세제 혜택을 하나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여유 자금을 ISA에 넣어야 하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수수료 체계와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금융회사별 수수료와 현황, 체제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현장점검을 통해 불완전 판매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