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5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 확대지원, 기존대출 이자인하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입주기업 측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정부합동대책반 제5차 회의’를 주재하고 “개성공단 기업들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공단 중단에 따른 불가피한 직접적 피해에 대해서는 경협보험금 지급과 별도로 합리적 원칙과 기준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입주기업들의 대체공장이 수도권에 들어서더라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비수도권 지역일 경우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에 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혜택을 부여한다.
남북협력기금의 기존대출 이자는 특별대출 금리 수준인 1.5%로 인하하고 대출가능 금액도 늘릴 계획이다. 소기업 등의 지원을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 특례보증도 실시한다.
입주기업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기업들에 기존 고용유지 지원금 이외에 휴업·휴직수당을 별도 지원하기로 했다. 실직자에게도 긴급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취업에 성공할 경우 최대 365만원을 지급한다.
그러나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공동위원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환자가 치명상을 입었는데, 진통제를 준다고 치료가 되는 것인가”라면서 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이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이것저것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기업들에게는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주요 사업장이 없어진 기업들에게 빚을 추가로 더 준다는 방식으로 해결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입주기업들은 원래 동남아 등 인건비가 저렴한 곳으로 가려다가 개성공단으로 간 것이 대부분”이라며 “아무리 국내에 대체공장을 마련하고 사업을 이어가려고 해도 비용이 안 맞는다. 사업 계속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장소가 급하고 정부가 몇 년간 임대료도 지원해준다고 해서 일부 기업들이 대체공장 신청은 했다”면서 “그러나 개성공단에서 100을 했다면 여기선 10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성공단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