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제주도 전기자동차 엑스포에 전 세계 전기차 선도도시 지방정부 대표들이 정책 공유와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불과 3회만에 몰라보게 높아진 위상이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과 안전점검 기준 마련 등의 숙제도 남아있다.
16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엑스포 개막일인 오는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삼다홀에서 '전기차(EV)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원희룡 제주 도지사를 비롯한 국내 5개 지역 대표와 스위스, 덴마크, 에콰도르 등 해외 리더들도 자리를 채운다.
◇전기차 선도 도시 대표 한자리에…부쩍 높아진 전시회 위상
올해 EV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는 해외 전기차 선도도시들 가운데 스위스 체르마트는 도시 내에 디젤 자동차의 진입을 금지하고 전기차의 운행만을 허용하는 대표적인 선도도시다.
덴마크 본홀름 역시 한국 최초의 '탄소 없는 섬' 가파도와 함께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녹색섬의 대표격이며, 에콰도르 쿠엔카는 에콰도르의 선도적인 EV 보급도시로 꼽힌다.
특히 올해 EV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의 말미에는 제주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제주 선언문은 2030년 까지 100% 전기차 보급과 그린빅뱅을 목표로 하는 제주 모델의 완성을 지지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지방정부들의 책임 있는 대응과 네트워크 구축을 약속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표준화, 대중화와 함께 국제화의 원년을 선언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이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개막하는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12일 오후 전기차 퍼레이드에 참가한 차들이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를 출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기차 민간보급률 100%'를 향해…외양보단 실속 필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친환경차 분야 관심에 국제적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전기차 보물섬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제주도지만 '탄소제로섬'을 향한 길은 녹록치 않아보인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37만1000대 보급을 통해 '민간 보급률 100%' 달성을 위한 계획에는 충분한 인프라 구축과 확고한 전기차 안전점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6000여대에 달하는 국내 전기차 가운데 40% 이상이 제주 지역에 보급됐다. 전체 충전기 역시 45%에 달하지만 공공급속충전시설 비중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이 주로 사용하는 완속 충전기도 이래저래 말썽이다. 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완전 충전시간은 둘째치고 라도 주차공간이 협소한 아파트의 경우, 설치 공간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는 민간 공모를 할때마다 충전기 설치 문제를 놓고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분쟁이 껄끄러운 이들은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일찌감치 전기차 보급을 시작한 데 비해 더딘 안전점검 기준 마련도 시급하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별도의 검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검사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2012년 전기차 보급을 시작한 제주도는 신차 등록 4년, 그리고 이후 2년마다 의무적으로 받아야한다는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당장 올해가 정기 안전점검시기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정부·지자체의 적극적 지원 속에 제주가 빠르게 전기차의 메카로 떠오른건 환영할 일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안전기준 마련도 뒤따라야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가 전기차 글로벌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안전기준 마련이라는 선결과제 해결이 필요하다. (사진은) BMW 전기차 i3가 충전시설에서 충전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