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1년이 훌쩍 넘도록 ‘지원금 상한제’ 폐지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이통사들이 지원금 대신 카드사 제휴 할인 등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갤럭시S7 출시 이후 이통사 카드 할인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SK(003600)텔레콤은 아예 ‘갤럭시S7 카드(T삼성카드2)’를 출시하고, 카드 이용 시 기존 공시지원금 또는 20% 요금할인에 더해 추가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전월 카드 사용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단말기 할부원금에서 월 1만5000원, 70만원 이상이면 월 2만원을 할인받아 2년 간 최대 48만원을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삼성카드와 제휴한 ‘갤럭시S7카드(T삼성카드2)’를 출시했다. 사진/SK텔레콤
KT(030200)는 2014년 12월 국내 주요 카드사와 제휴해 ‘슈퍼 세이브 카드’와 ‘슈퍼 DC 카드’를 출시했다. 슈퍼 세이브 카드를 이용하면 단말 구입 시 최대 36만원까지 선할인받고, 할인받은 금액을 매월 카드 이용실적에 따른 적립포인트로 대체할 수 있다. 슈퍼 DC 카드는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시 월 7000원, 70만원 이상 시 월 1만5000원을 후할인해주는 상품이다.
LG(003550)유플러스는 이달 초 ‘LGU+ 현대카드M 에디션2’를 출시하고,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시 월 1만원, 70만원 이상 시 월 1만5000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아울러 현대카드M 포인트로 LG유플러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사용한 포인트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이처럼 카드 할인이 활성화된 것은 지원금 축소로 닫혀버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사업자와 정부의 자구책이다. 특히 지난 연말 정부가 ‘2016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이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상경품’ 지급과 ‘카드사 연계 단말 할인’을 전격 허용한 영향이 크다. 추첨 등을 통해 물품을 제공하는 현상경품은 우회지원금으로 오해될 소지가 크지만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 소비자 이익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현재 이통사는 경품가액 총합 3000만원, 개별 경품 지급가능 최고가액 300만원 범위에서 현상경품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카드 할인은 단통법과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통점 교육 확대, 지역은행 등 제휴 카드사 확대, 기존 가입자 안내 강화 등을 실시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와 유통점 등은 여전히 가격 할인 효과가 큰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기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할인금 부담 등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카드 할인도 결국 법을 피해간 이통사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정부가 우회적으로 기업을 압박해 단통법 정책 실패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지원금 상한제를 없애 시장 경쟁에 맡겨야 하는데 카드 할인 등을 내세우는 것은 관치경제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기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LGU+ 현대카드M 에디션2(라이트할부형)’ 카드를 신규 출시했다. 사진/LG유플러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