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SK(003600)텔레콤의 주요 기준별 점유율이 50% 내외에서 집계됐다. 정부의 CJ(001040)헬로비전 인수합병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자료가 ‘경쟁제한성’ 평가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8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분부터 ‘결합상품시장 평가’가 반영되는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추진이 발표되면서 정부는 “시장 혼란”을 이유로 자료 공개를 미뤄 왔다.
일단 KISDI는 이번 보고서에서 결합상품을 별도 시장으로 획정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결합소비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결합상품과 구성단품 간 수요 대체가 비대칭하다는 점 등이 이유다.
SKT 점유율, 가입자수 46%·매출액 49%·이동결합상품 51%
2014년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가입자수 기준 점유율은 46.2%,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49.6%를 기록했다. 반면 통화량 기준 점유율은 52.0%, 이동전화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51.1%를 기록해 50%를 상회했다.
KISDI는 이같은 수치를 들어 “이동통신 시장이 ‘유효 경쟁’과 ‘경쟁 미흡’의 중간 단계인 ‘경쟁 활성화’ 상태인 것으로 1차 추정되나 시장구조와 성과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1~2위 사업자 간 점유율 격차와 시장집중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통사(MNO)와 자회사 알뜰폰(MVNO) 간 보완 관계를 고려하면 여전히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점유율은 50%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에서 기업결합 시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합병사와 2위 사업자와의 점유율 차이가 25% 이상 벌어질 때 ▲1위 사업자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1~3위 합계가 75% 이상일 때가 해당된다. SK텔레콤의 점유율 수치가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이동전화 1, 2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030200)의 점유율 격차를 보면,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부터 22~24% 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통화량 기준 및 가입자 기준으로는 2014년 말까지 각각 24.1%, 19.6%로 나타났고,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전화 1, 2위 사업자 간 점유율 격차 추이. 자료/각 사 영업보고서 및 제출자료
이동전화 결합 1위 SK군(51%) vs. 초고속인터넷 결합 1위 KT(50%)
2014년 말 기준으로 1846만 가구 중 결합상품을 이용률은 83.5%에 달했다. 이 중 통신사업자 결합상품 이용 비중은 81.9%, 방송사업자 결합상품 이용 비중은 18.1%다.
결합상품 시장에서는 이동전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 여부가 핵심 이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이용자는 점점 증가해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 중 42.6%를 차지했다. 사업자별 점유율은 SK군이 51.1%, KT 35.1%, LG(003550)유플러스 13.7% 순이다. 이는 SK군의 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이 이동전화 단품 점유율(49.9%)을 상회하는 수준이며, SK군은 2011년 초고속인터넷 재판매가 허용된 이후 가입자 비중이 더욱 늘었다.
SK군의 이동전화 결합상품 및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점유율 추이. 자료/각 사 제출자료
이와 함께 초고속인터넷 포함 결합상품 이용자도 증가 추세로,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 중 95.7% 비중이다. 사업자별로는 KT가 50.2%로 1위고, SK군 31.3%, LG유플러스 18.4%로 집계됐다. KT의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 점유율도 초고속인터넷 단품 점유율(42.3%)을 웃돈다.
결합상품 계약 건수당 이동전화 회선 수는 SK군이 건당 2.38개, KT 1.94개, LG유플러스 1.51개를 기록했다.
한편 유료방송 시장의 결합상품 가입자도 늘고 있는 가운데, 1위 사업자인 KT의 점유율은 하락, SK군과 LG유플러스 점유율은 증가하고 있다. 2015년 6월 기준으로 각 사 점유율은 KT 33.6%, SK브로드밴드 26.6%, LG유플러스 17.2%다. 또 유료방송 가입자 중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비중은 SK군이 44.8%, LG유플러스 21.9%로 증가 추세인 반면 KT는 33%로 감소했다.
KISDI는 “구조적 측면에서 방송과 유선상품이 포함된 결합상품 비중은 감소 중이며, 이동방송 결합이 중요해지면서 SK군의 비중이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KISDI는 정책적 시사점에서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결합상품이 여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나,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관련 시계열자료의 충분한 축적과 검토가 필요하다”며 “결합상품의 규제 필요성을 논할 때는 결합제공의 ‘경쟁제한효과’와 가격할인 등 ‘경쟁촉진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승인에 결정적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지난 8일 합병법인의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