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되는 건설사 이합집산

동아건설 매각 유력·경남기업 절차 재개

입력 : 2016-03-22 오후 3:41:19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최근 들어 요동치고 있다. 법정관리사인 울트라건설이 호반건설의 품에 안기는 것이 유력한데다 역시 법정관리 중인 동아건설도 새로운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도 다시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동아건설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루는 신일컨소시엄은 지난 18일 법원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 동아건설산업의 인수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아그룹 비서실장 출신의 홍건표 씨가 대표를 맡은 이 컨소시엄은 신일건설 한석주·이건호 대표이사, 스티브김 전 동아건설 LA지사장, 이승태 중현건설 대표, 이덕호 전 동아건설 전무, 김종성 전 동아건설 이사 등 동아건설 출신이 뭉쳤다. 재무적 투자자와 금융파이낸셜 전문가도 참여해 진용을 갖춘 이들은 지난 해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아건설산업 인수를 준비해왔다. 
 
홍건표 신일컨소시엄 대표는 "인수의향서 제출마감은 22일 오후 5시까지이지만, 자금 확보와 인수 후 계획, 임직원 고용승계, 처우계획 등 모든 부문의 준비가 끝나 일찍 LOI를 내기로 했다. 우리 컨소시엄의 동아건설산업 인수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인수의지의 표현"이라면서 "인수의향서 제출 때 법원과 채권단이 원하는 가격을 크게 웃돌기에 인수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일컨소시엄 측의 동아건설산업 인수 전망은 상당히 밝다. 시장의 예상 가격인 250억원을 웃도는 인수 가격을 써냈고, 기업 정상화 계획도 매우 구체적이다.
 
만약 신일컨소시엄이 동아건설산업의 인수 주체로 확정될 경우 동아건설산업은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실사 작업을 행하고 있는 울트라건설과 함께 연내 새 주인을 맞을 확률이 높다. 호반건설은 지난 2월5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정밀실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4월 중순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기업이 매각주간사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M&A 절차에 들어간다. 사진은 경남기업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DB.
 
지난 달 법원 결정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가 해소되고 회생계획안 인가가 확정되면서 매각이 수월해진 경남기업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M&A 추진 및 매각주간사 선정' 신청을 허가받았다.
 
유동성 위기, 해외 자원개발사업 실패, 잇따른 워크아웃, 성완종 전 회장 자살 등이 겹쳐 지난 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만이다.
 
법원의 이번 허가에 따라 경남기업은 17일 인수합병 주간사 선정을 위한 용역제안서 제출 공고를 내고 국내 회계법인과 투자기관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 
 
경남기업은 이달 말까지 매각주간사를 선정한 이후 빠르면 다음 달 말 M&A공고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기업은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오는 9월 최종 계약을 마무리해 새 주인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65년 전통, 해외 건설면허 1호의 대표성과 함께 아파트 브랜드 '경남아너스빌'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초고층빌딩을 포함한 국내외 건축, 토목, 플랜트 등 풍부한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건설사 매각이 흥행 조짐을 보이자 지난 7일 매각 공고를 내면서 매각 절차를 다시 시작한 동부건설과 곧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이는 STX건설 등의 M&A 흥행 여부와 우림건설, 성우종합건설, 삼부토건 등의 매각절차 재개 여부도 관심이 모인다.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걱정되긴 하지만 나름의 장점이 있는 건설사가 주인을 찾는 중이고, 최근 인수자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가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제 남은 건설사들의 대부분은 딱히 인수 매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KCC는 17일 한국거래소의 국내 건설·주택 사업 인수 및 합작법인 설립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청에 추진설의 내용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진은 삼성물산 서초사옥. 사진/뉴스토마토DB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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